美대선 ‘클린턴 vs 트럼프’ 맞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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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독주체제 가속도
오바마 공개 지지 가능성

트럼프, 지지율 1위 굳건
반짝후보서 대세론 굳혀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의 2016년 대선 ‘대세론’이 조 바이든 미 부통령의 대통령 선거 출마 포기로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공화당에서는 도널드 트럼프가 ‘돌풍’을 넘어 진지한 후보로 진화하며 2016년 미국 대선이 힐러리 대 트럼프 대결로 치러질 것이라는 예상이 제기되고 있다.

21일 바이든 부통령의 불출마 선언을 가장 반기는 이는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다. 바이든 부통령이 출마할 경우 클린턴 전 장관과 지지층이 겹쳐 지지율 하락이 불 보듯 뻔했기 때문이다. 특히 바이든 부통령의 기자회견장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함께 나온 것을 볼 때 오바마 대통령이 클린턴 전 장관을 공개 지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오바마의 정치적 유산’을 계승할 인물은 바이든 부통령이 아니라 클린턴 전 장관이 될 전망이다.

앞서 바이든 부통령의 출마설은 클린턴 전 장관의 대세론이 힘을 잃어가며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이메일 스캔들’과 ‘벵가지 사건’으로 수세에 몰린 클린턴 전 장관은 지지율이 60%대에서 50% 이하로 추락했고, 아이오와주와 뉴햄프셔주 등에서는 버니 샌더스(무소속·버몬트) 상원의원에게 추월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케빈 매카시(캘리포니아) 공화당 원내대표의 ‘벵가지 특위가 사실상 클린턴을 겨냥한 것’이라는 실언과 함께 반사이익을 챙겨 일어섰고, 지난 13일 열린 TV 토론회에서 압승을 거두며 대세론이 다시 힘을 받았다.

토론회 이후 실시된 로이터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의 온라인 여론조사(민주당원 1003명)에서 클린턴 전 장관은 토론회 전 지지율 41%에서 10%포인트 오른 51%를 기록했다. 특히 CNN의 최근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부통령이 출마를 포기할 경우 클린턴 전 장관이 56%, 샌더스 상원의원이 33%를 기록해 두 후보의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조사됐다. CNN은 “바이든의 불출마로 클린턴이 민주당 후보가 될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내다봤다.

공화당 대선 주자 트럼프는 ‘돌풍’을 넘어 ‘대세론’을 굳혀가는 모양새다. ABC뉴스와 워싱턴포스트가 지난 15∼18일 성인 1001명을 상대로 한 전화조사 결과 트럼프는 32%의 지지를 얻어 2위인 신경외과 의사 출신 벤 카슨(22%)에 크게 앞섰다. 마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은 10%로 3위에 올랐고,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혔던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7%에 그쳤다.

특히 지지율과 상관없이 후보 지명 가능성에서 저조한 성적을 보였던 트럼프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42%가 트럼프가 후보로 지명될 것으로 예상, 대선전 초반의 반짝 후보에서 진지한 후보로 진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트럼프에 이어 카슨(15%), 부시 전 주지사(12%), 루비오 상원의원(5%)이 뒤를 이었다. 이와 함께 트럼프는 대선 본선 승리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서도 43%로 1위를 기록하며 카슨(16%), 부시(13%), 루비오(11%)를 압도했다.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