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딩族’ 사고 급증… ‘전국 515㎞ 자전거路’ 첫 전수점검

警, 정부와 합동점검팀 구성
도로면 등 살핀뒤 본격 정비

자전거 사고로 숨지는 사람
2011년 227명 → 작년 287명

가을철을 맞아 ‘자전거 라이딩족’이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전국 자전거 전용차로 515㎞에 대해 전수점검을 벌여 사고 유발 요인을 없애기로 했다. 자전거 전용차로에 대해 일제 점검을 벌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청은 27일 “지방경찰청, 행정자치부, 도로교통공단으로 구성된 합동 점검팀을 꾸려 오는 11월 6일까지 2주간 전국 자전거 전용차로 192개 구간에 대해 전수점검을 벌인다”고 밝혔다. 경찰이 부처 합동으로 첫 전수점검을 펼치는 것은 자전거 이용 인구가 1200만 명(업계 추산)까지 늘면서 자전거 사고도 덩달아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자전거 사고는 2011년 1만2357건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만7471건으로 41.4%(5114건) 증가했다. 자전거 사고로 숨진 사람 역시 2011년 227명에서 지난해 287명으로 26.4%(60명) 늘었다. 올해는 9월 말까지 216명이나 사망했다.

실제 자전거 사망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A(82) 씨는 지난 8월 9일 오후 10시 30분쯤 자전거를 타고 귀가하던 중 대전 중구 문화동 문화육교 부근 왕복 2차선 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당했다. 승용차 운전자 B(70) 씨가 잠깐 한눈을 판 사이 자전거를 타고 길을 건너던 A 씨를 보지 못하고 사고를 낸 것이다. A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목숨을 잃었다. 7월 28일 오후 4시 40분쯤에는 전남 담양군 수북면에서 C(51) 씨가 몰던 화물차가 자전거를 들이받아 D(60) 씨가 그 자리에서 숨졌다. C 씨가 왼쪽으로 굽은 도로에서 앞서가던 자전거를 발견하지 못하고 사고를 냈다.

자전거 사고로 인한 부상자도 2011년 1만2640명에서 지난해 1만8115명, 올해 9월 말 현재 1만5039명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경찰청 관계자는 “큰 사고가 아니면, 경찰에 사고 접수를 안 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자전거 사고는 공식 집계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다음 달 점검 결과가 나오면, 합동 점검팀은 자전거 전용차로 정비에 나선다. 우선 자전거도로 단절 구간에서 승용차와 충돌하는 사고가 잦은 만큼 단절 구간을 알리는 표지판을 설치할 계획이다. 또 자전거 전용차로에 생긴 큰 홈으로 인해 바퀴폭이 좁은 사이클 등이 끼어 넘어지는 사고도 빈번한 만큼 노면 정리도 대대적으로 실시할 방침이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보험료를 전액 부담하고 자전거 단체 보험을 들어주기도 한다. 경찰청이 파악한 결과 9월 말 현재 58개 지자체가 시민들을 상대로 자전거 단체 보험 가입을 해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헬멧 등 안전장비를 필수적으로 착용하고 자전거를 타야 한다고 강조한다. 박용훈 교통문화운동본부 대표는 “자전거는 작은 장애물에 의해서도 쉽게 사고가 나고 한번 사고가 나면 치명적인 부상을 당한다”며 “자전거가 레저 수단인 동시에 교통수단이란 점을 명확히 인식하고, 헬멧 등 안전장비를 반드시 착용한 상태에서 운행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손기은·김다영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