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이대로 가면 ‘끝’이다>“수출 - 내수부진 뾰족한 대책 없다”

내년엔 추경도 쉽지않아
가계빚·기업부실도 위험

내년에도 한국 경제를 둘러싼 국내 환경은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4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내년 한국 경제를 위협할 대표적인 국내 리스크로는 천정부지로 치솟은 가계부채와 부실기업 구조조정 등이 꼽히고 있다. 올 들어 9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6.6% 감소한 수출 급락세도 심각한 상황이다.

정부는 일단 수출에 대해서는 “별 대책을 내놓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국내 상황만 개선해서는 해결이 불가능하고, 해외 상황이 나아져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올 1월부터 수출이 급락한 데 따른 ‘기저 효과’(기준 시점의 통계치가 너무 낮거나 높아 기준 시점과 비교한 시점을 평가할 때 큰 차이가 발생하는 현상) 때문에 내년 1월부터는 수출 증가율 급락세가 다소 진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저(低)유가가 장기화하고, 부동산 가격이 오름에 따라 경제 주체들의 구매력이 늘어났다고 판단하고 있다. 최근 시행된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를 통해 국내 소비가 늘어난 것도 경제 주체들이 돈을 쓸 수 있는 구매력이 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내년에는 특별한 ‘돌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할 가능성도 낮다는 게 중론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을 40.1%로 묶기 위해 내년 예산(총지출) 증가율을 올해 본예산 대비 3.0%로 낮춘 정부가 웬만해서는 추경을 편성하겠다고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편성한 추경의 효과가 내년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재정 절벽’(정부 예산이 갑자기 삭감되거나 중단돼 경제에 타격을 주는 상태) 현상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결국 수출 급감에 대해 대책을 마련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서 경제 주체들의 구매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정부가 내놓을 대책은 내수 경기 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다. 기재부가 현재 구상하고 있는 내년 경제정책 방향의 핵심도 수출 촉진보다는 내수 경기 활성화에 맞춰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올 연말에 자동차 등에 대한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가 끝나면서 내년 초에 ‘소비 절벽’(소비가 급격히 줄면서 경제에 타격을 주는 현상)이 올 수 있다는 걱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