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이대로 가면 ‘끝’이다>“내년도 첩첩산중… 구조개혁·규제혁파가 유일한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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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 침체 지속
美금리 등 불확실성 커
내년 성장전망 ‘먹구름’

단기 부양책 의존 말고
장기 경제체질 개선필요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수출 부진과 다른 대외 여건 악재들이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비관론이 지배적인 가운데 경제전문가들은 위기 극복을 위해 단기적 경기 부양에 집중하기보다는 위기를 장기 호재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경제 체질 강화를 위한 4대(노동·교육·금융·공공) 개혁과 규제혁파를 중단 없이 추진하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조언했다.

4일 경제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올해의 부정적인 경제 상황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며 국내 경제 상황이 중국의 경기 침체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 대외적인 악재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중국, 유럽을 포함해 신흥국들의 경기 침체로 인한 대외적 수요 감소로 우리의 수출이 내년에도 어려울 것”이라며 “내수 또한 소비주체의 여력이 많지 않아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3%를 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 역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고 있고, 중국 경기 둔화가 지속될 것”이라며 “이 같은 국제 경제환경으로 인해 우리 기업들도 투자를 하지 않고, 개인들도 소비를 줄일 것이 분명해 내수 또한 늘어나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도 “내년에도 중국의 경기 침체가 이어질 것이고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악영향이 신흥국들에 집중될 것”이라며 “미국·중국발 리스크(위험)가 내년도 우리 경제를 옥죌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다른 경제연구기관들이 내년도 경제 성장률 등 전망치를 내놓고 있는데 대외여건이 좋지 않아 대체로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가 이 같은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부채에 의존하는 식의 인위적인 경기 부양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정부가 밝힌 구조개혁 작업을 착실하게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전 장관은 “(정부는) 경기를 부양하는 쪽에 정책 역점을 두기보다 진행 중인 개혁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현 정부가 남은 2년 동안 4대 개혁을 중심으로 구조조정 지표를 제대로 만들어두는 것만으로도 우리 경제에 상당한 기여를 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권 원장은 “경제 체질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노동개혁 등 각종 개혁 작업을 진행하는 한편,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각종 규제 개선을 단행해야 한다”며 “이 같은 개혁 작업 속에서 일자리가 많이 창출될 수 있도록 산업 정책적으로 관광 컨벤션 서비스 산업이나, 제조업과 첨단 정보기술(IT)의 접목을 통한 신산업 창출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 전 장관은 “정부가 글로벌 경기 침체를 극복할 만한 대책을 내놓기 어렵겠지만 경기가 좋지 않은 때일수록 내실을 다지는 게 필요하다”며 “현재 추진 중인 각종 구조개혁을 더 착실히 추진하는 한편,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해 나라 살림에 대한 구조조정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 회복을 가로막는 정치적 리스크 해소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조 부장은 “정치적 이념보다는 경제적 합리성이 우선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우리나라 경제가 현재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원칙에 따라 경제정책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민·박수진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