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교과서 집필기준 발표>고대史 원로들은 참여했지만, 근현대史 집필진 구성 난항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집필기준 발표 김정배(오른쪽) 국사편찬위원장이 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역사교과서 집필진으로 참여하는 신형식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배석한 가운데 집필 기준과 집필진 구성안을 발표하고 있다. 김동훈 기자 dhk@

김정배 국편위원장 인연 작용
신형식·최몽룡 명예교수 참여

9일까지 집필진 최종구성 예정
신용하·권희영 교수 등은 불참
명망 있는 집필진 구성 어려움

우리나라 고대사 분야 원로인 신형식(76) 이화여대 명예교수와 최몽룡(69) 서울대 명예교수가 국정 역사교과서 집필진으로 초빙돼 참여하기로 한 것은 명망 있는 학자로서 미래세대에게 영향을 미치는 교과서를 만드는 데 기여해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분야에서 연구활동을 해 온 김정배 국사편찬위원회(국편) 위원장과의 인연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신 교수는 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편의 ‘올바른 역사교과서’ 개발 방향과 집필진 구성, 개발 일정 발표 자리에 참석해 집필진 참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최 교수는 이날 발표 자리에는 불참했다.

◇고대사 분야 원로 = 두 교수는 우리나라 고고학계의 원로 학자다. 지난 1961년 서울대 역사학과를 졸업하고 1965년 서울대 대학원에서 한국사 석사를 받은 신 교수는 1981년 단국대 대학원에서 한국고대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신 교수는 1968년 한국외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해 성신여대, 이화여대, 상명대 등을 거치면서 후학을 육성했다. 신한국통사, 한국사 입문, 한국사를 왜곡한 동북공정 등 160권이 넘는 책을 썼다.

최 교수도 국내 고고학계를 대표하는 원로학자다. 서울대 고고인류학과 학부·대학원을 졸업한 뒤 미국 하버드대에서 고고학을 전공했다. 최 교수는 1988년(5차 교육과정)부터 2011년(7차 교육과정)까지 23년여 동안 고등학교 국사교과서 편찬에 관여했다. 최 교수는 1987년 한국상고사학회를 창설하고 회장을 역임했다.

◇집필진 구성 여전히 진통 = 국편은 시대별 대표 집필자로 학계에 명망이 높은 원로를 초빙하고, 오는 9일까지 공모와 초빙을 통해 학계 중진 및 현장 교사를 선정해 집필진을 최종적으로 구성할 예정이다.

국편은 초빙 집필진으로 신용하 서울대 명예교수, 최성락 목포대 교수, 이기동 동국대 석좌교수, 허동현 경희대 교수, 손승철 강원대 교수, 권희영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등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서울대 교수와 권 교수는 이날 문화일보와 인터뷰에서 “집필진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신 교수는 국정화 반대 여론을 의식했고, 권 교수는 검정 교학사 고교 한국사 교과서에 참여한 보수성향이 국정교과서에 부담을 줄 것을 우려해 불참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편이 명망 있는 집필진 찾기에 나섰지만 선뜻 나서는 학자들이 없어 집필진 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집필진에 참여하기로 한 최몽룡 교수는 이날 국편의 발표 자리에 참석하기로 했으나 제자들의 참석 만류 등의 이유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날 자리에 나온 신형식 교수도 언론의 계속되는 확인 취재에 굉장한 부담감을 갖고 참석 여부를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편은 대표 집필진을 먼저 공개한 뒤 집필진에 포함된 일부 인사는 완성본이 나온 뒤 공개한다는 방침을 정하는 등 집필진 명단 공개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가지고 있다.

신선종 기자 hanul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