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앞둔 ‘19代 의원’ 성적표>의원 56% ‘한달에 한건꼴’도 발의 안해 …‘입법 F학점’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19대 의정활동 40개월간
166명 40건도 법안 안내
26명은 10개 조차 안돼

최대 발의·최저 가결률
질보다 양으로 승부하는
실적주의 입법행태 판쳐

처리율 21.1% < 25.9%
5선이상이 초선보다 저조
가결률 與 7.3% > 野 4.9%

9일 문화일보와 바른사회시민회의가 공동 분석한 ‘19대 국회의원 입법 현황’(2015년 9월 30일 기준)에 따르면 전체(298명·의원직 박탈 2명 제외) 의원의 절반이 넘는 166명(56%)은 2012년 6월부터 올 9월까지 40개월 동안 평균 한 달에 한 개 법안도 발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9대 국회의원의 법안 가결률은 18대 국회(13%)보다 낮은 11.5%를 기록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법안의 질보다 양으로 승부하려는 실적주의 입법 행태가 팽배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입법 성적 ‘낙제점’ 의원 = ‘법안 처리율 0%’는 임기 내 단 한 건의 법안도 대표 발의하지 않았거나, 발의했다 하더라도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이 단 한 건도 없었다는 것을 뜻한다. 법안 처리율 0%의 불명예를 안은 의원은 총 14명이었다. 이 가운데 13명은 재·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하거나 비례대표를 승계받아 의정활동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았던 ‘늦깎이 의원’들이었다. 하지만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유일하게 임기를 꽉 채우고도 입법 성적이 바닥이었다. 문 대표가 19대 국회에서 대표 발의한 법안은 총 4건이었다. 문 대표 측은 “자구 하나, 문장 하나 바꾸는 개정안을 여럿 발의하기보다는 제정안 등 의미 있는 법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19대 국회 1인당 평균 발의 건수(45건)보다 적은 법안을 발의한 의원들 가운데 문 대표 다음으로 처리율이 낮은 의원은 홍익표 새정치연합 의원이었다. 홍 의원은 44건을 발의했고 이 중 1건이 처리돼 처리율이 2.3%에 그쳤다. 배재정 새정치연합 의원은 39건을 발의했으며 1건이 처리돼 2.6%의 처리율을 보였다. 이에 대해 홍 의원 측은 “통과되기 쉬운 법안을 만들어 건수만 올리는 형식의 법안은 지양해 왔다”고 말했다. 배 의원은 “유사 법안을 베끼거나 단순히 자구 수정만 하는 식으로 양을 채울 수도 있지만 옳은 방향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평균 이하 법안 발의 의원 중 처리율 하위 1위에서 7위까지는 전부 새정치연합 의원들이었다. 새누리당 의원 중 처리율이 가장 낮은 의원은 박덕흠·김태호 의원으로 9.1%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 측은 “야당 의원들의 반대로 통과되지 못한 법안이 많았다”고 말했고, 김 의원 측은 “당장 통과되지 않더라도 의원의 정치적 지향점을 담아낼 수 있는 법안을 만들자는 것이 기본적인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법안 발의 저조 의원=올 9월까지 40개월의 의정활동 동안 발의한 법안이 10개에도 미치지 못한 의원은 26명에 달했다. 이 중 재·보선 당선자 13명과 의원직을 사퇴한 심학봉 전 의원을 제외하면 강창희 새누리당 의원이 3건으로 가장 낮았다. 나머지는 문 대표를 제외하고 전부 3선 이상의 중진들이었다. 황우여 새누리당(4건)·정두언 새누리당(5건)·최경환 새누리당(6건)·정세균 새정치연합(6건)·이해찬 새정치연합(8건), 김태환 새누리당(8건), 이인제 새누리당(9건), 유인태 새정치연합(9건), 문희상 새정치연합(9건), 김한길 새정치연합(9건) 의원 등이 이에 해당한다. 40개 미만 법안 발의자의 경우 전체의 56%인 166명에 달했다.

◇상임위원장·간사 출신이 입법 성적 좋아 = 법안 처리율 1위는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이 차지했다. 법안 발의 건수가 평균(45건) 이상인 109명 의원(재·보선 당선자 및 비례대표 승계자 제외)의 법안 처리율을 분석한 결과 이 의원이 가장 높은 70%를 기록했다. 이 의원은 60건의 법안을 발의했으며, 이 중 42건이 처리됐다. 이 외에 상위 10위권에는 김성태 새누리당·신계륜 새정치연합·안효대 새누리당·최규성 새정치연합·홍영표 새정치연합·박기춘 무소속·나성린 새누리당·문정림 새누리당·경대수 새누리당 의원이 순서대로 이름을 올렸다. 문 의원을 제외하면 상위 10위 의원 모두가 상임위원장 또는 간사 출신이었다.

◇초선보다 못한 5선 이상 중진들 =선수가 높을수록 법안 처리율이 높아졌지만, 5선 이상은 예외였다. 선수별 입법 처리율을 살펴보면 5선 이상(13명)은 21.1%를 기록해 25.9%를 기록한 초선(151명)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5선의 이석현 새정치연합 의원은 37건을 대표 발의했지만 단 한 건만 대안반영법률로 통과돼 처리율이 2.7%에 그쳤다. 중진들이 의정활동에 소극적인 경향을 반영한 결과로 분석된다. 가장 법안 처리율이 높은 선수는 4선이었다. 4선(17명)은 33%를 기록했으며, 3선(49명)이 27.7%, 재선(67명)이 28.9%로 그 뒤를 이었다. 정당별로 보면 새누리당의 경우 5835건을 발의해 428건(7.3%)이 가결됐으며 새정치연합은 7354건을 발의해 359건(4.9%)이 가결됐다. 정의당은 235건을 발의해 2건(0.9%)만 가결됐다.

윤정아·손우성 기자 ja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