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회 술자리… 똑똑한 음주 요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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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ES
물 자주 마셔 수분 유지
단백질·비타민 안주 제격
식사 후에 천천히 마셔라

- NO
탄산음료 혼합 위 자극
음주前 드링크제 복용
오랜 사우나 탈수 위험

입동(立冬)을 지나 겨울 자락에 들어서면 각종 송년회 일정을 잡기 바쁘다. 평소 술을 자제하던 사람들도 연말이면 각종 송년회에 참석해 과도한 술을 마시는 경우가 잦다. 적당한 음주는 스트레스에 약이 되기도 하고 심혈관계를 건강하게 하기도 하지만, 정도가 지나치면 숙취로 인해 생활의 리듬이 깨지고 건강에도 이상이 생긴다. 결국 술을 적당히 마시는 것이 최선이지만 술자리를 피할 수 없다면 건강을 지키면서 술로 인한 피해를 줄이는 요령을 알아두는 것이 필요하다.

◇식사 후 음주, 3일은 쉬어야=공복 시 술을 마시면 빨리 취하게 되고 음주량이 많아지므로 가능한 한 식사 후에 술을 마셔야 한다. 음주 사이에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음주는 이뇨작용을 유발하는데 물을 자주 마시면 체내 수분 부족을 막을 수 있고 음주량도 줄일 수 있다. 여러 가지의 술을 섞어 마시는 것은 자제하자. 각각의 술에 첨가물 또는 불순물들이 있어 이 성분들이 섞이면 알코올 분해를 막거나 두통, 속쓰림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특히 술을 탄산음료와 섞어 마시면 탄산가스가 위 점막을 자극해 위산분비를 촉진시켜 위염을 악화시킬 수 있다. 굳이 섞어 마신다면 탄산음료보다는 물이나 얼음으로 희석하는 것이 낫다. 술을 마신 후에는 알코올 분해과정에서 영양소 분해와 감소가 일어난다. 이 때문에 안주로는 단백질과 비타민이 풍부하고 기름기 적은 육류나 우유, 과일이나 채소, 저염 저지방 음식, 콩, 두부, 땅콩, 호두, 해산물 등이 좋다.

아무리 건강한 간이라 해도 음주 후 제대로 회복되려면 72시간 정도가 걸린다. 적어도 3일 이상의 간격을 두고 소주 반병 이하 정도의 적정량의 술을 먹는 것이 좋다. 숙취를 빨리 풀고 싶다면, 먼저 꿀물이나 인삼차와 같은 것을 마셔 당과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목욕을 함으로써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고 노폐물을 배출시키는 것도 좋다. 다만 사우나는 탈수의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권길영 을지대 을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술을 마시기 전 숙취를 예방하기 위해 드링크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오히려 과음하게 돼 간에 해만 주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며 “숙취해소 음료를 믿고 과음하다가는 오히려 큰 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적정량의 술을 마시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절주 방법 찾아라=술의 절대량을 줄이는 것이 좋다. △음주를 줄여야 할 이유를 글로 쓴다.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서, 잠을 잘 자기 위해서, 가족들과 화목하게 지내기 위해서 등 다양한 자기만의 절주 이유를 작성해 스스로에게 확실히 하자. △술 마시는 목표를 정한다. 얼마까지만 마신다는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다. 적당한 양으로 정할 수도 있고, 완전히 끊는 것을 목표로 정할 수도 있다. 통상적으로 건강에 큰 손상이 없는 정도의 음주량은 남성의 경우 맥주는 두 캔, 소주는 3분의 1병, 양주의 경우 스트레이트 잔으로 두 잔이다. 여성은 남성의 절반 정도다. △음주에 대한 일기를 쓴다. 음주 목표를 지키기 위해서는 술을 안 마신 날도 포함해서 매일 무슨 술을 얼마만큼 어디서 마셨다는 것을 최소한 한 달 정도 꾸준히 기록하자. 자신이 세운 목표와 실제와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집에서 술을 없애라. 술이 눈에 띄면 유혹에 빠지기 쉽다. △천천히 마셔라. 빨리 마시게 되면 당연히 마시는 양이 늘어난다. 한 모금에 마시는 양을 줄이고, 술 마시는 중간에 술이 아닌 다른 음료를 마시는 것이 좋다. △안 마시는 날을 가져라. 일주일에 최소 하루나 이틀은 금주해보자. 가능하다면 1주일 동안만이라도 해보자. 술을 안 마시는 날에 자신의 몸 상태와 기분이 가뿐해지는 것을 체험해 보면, 절제하기가 더 쉬워진다. △술잔을 거절하는 방법을 익혀라. 자신에게 주어지는 술잔을 잘 거절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건강 등의 이유를 만들어보자. △유혹에 주의하라. 술을 권하는 사람, 술을 자주 마시게 되는 장소나 시간 등 주위 환경의 유혹을 피하자. 시간 계획을 미리 짜서 음주 대신 할 일을 만들어보자. △포기하지 말라. 단 한 번의 시도로 금주에 이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첫 번째 시도에서 실패했다고 낙심하지 말고 다시 하면 된다.

강웅구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음주를 줄이는 것은 어려운 일일 수 있다”며 “가족과 친지들에게 자신이 절주하는 것을 도와달라고 하고, 혼자의 힘으로 어려운 경우는 전문의의 도움을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