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 과보호·독점적 노조가 문제”

獨 ‘변경해고제’ 도입 검토
고용자 생산권 보장은 미흡

최근 노동시장 개혁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정규직 과보호’ ‘대체근로 제한’ ‘엄격한 파견 규제’ 등 현행 노동 제도에 손질이 시급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11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바른사회시민회의 주최로 열린 ‘노동시장 경직성, 어떻게 풀 것인가’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김희성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우리나라 노동시장 문제의 핵심은 정규직 과보호에 있다”며 “독일, 일본 사례를 참고해 해고 제도를 고쳐볼 만하다”고 말했다. 별다른 귀책사유가 없지만 저성과자까지 해고규제라는 보호 범주에 두는 현행 제도를 비판한 김 교수는 독일의 변경해고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이 제도는 저성과자를 해고할 경우 우선 새로운 근무조건 하에서 근로 관계를 지속할 것인지를 제안하고 근로자가 승낙하지 않으면 해고가 이뤄지는 ‘조건부’ 해고다.

노조의 독점적 지위가 노동시장 경직성을 부채질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남성일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노조가 있는 기업은 비노조기업에 비해 임금은 17% 이상, 복리후생비는 24% 이상, 그리고 일인당 퇴직급여는 30% 이상 높게 지불한다”며 “결국 높은 임금에 대응하려는 기업은 기존 고용을 조절하는 대신 신규 채용을 줄이는 행보를 취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노동법이 지나치게 노동자 중심이라는 점도 문제로 제기됐다. 임금 또는 근로조건 등에 관해 고용자와 합의를 이루지 못한 경우 근로자가 행사하는 권한은 법적으로 잘 보장돼 있지만, 고용자의 생산권 보장은 미흡해 상호성 원칙이 부정되고 있다는 것이다. 남 교수는 “예컨대 파업 시 대체근로 제한,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엄격한 파견 제도는 노조에게 비대칭적인 힘을 부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