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hat >“코높이 집게, 염증에 연골 기형 유발… 얼굴 축소기구, 턱관절 장애 가능성”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9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제식 의원의 보좌관이 셀프 성형기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다양한 제품을 직접 착용하고 있다. 문화일보 자료사진

셀프 성형기구를 무리하게 사용할 경우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셀프 성형기구의 효과가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아 주의가 필요한 데다, 특히 청소년이 사용할 경우 정상적인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선 코를 높이기 위해 코를 압박하는 ‘코 높이 집게’와 코에 C자 형태의 보형물을 넣어 코를 들어 올리는 ‘코뽕’은 코에 무리를 줄 수 있다. 최규영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코 높이 집게는 코에 염증이 나타날 수 있으며, 코 연골 기형을 유발해 잘못된 방향으로 코의 모양이 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코에 이물질을 넣었다가 빼는 것을 자주 할 경우 콧속의 혈관이 충혈돼 코막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쌍꺼풀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접착제가 묻어있는 테이프를 눈꺼풀 위에 붙이거나 접착 용액을 바르는 것은 피부 트러블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이상준 아름다운나라피부과성형외과 원장은 “접착제로 눈꺼풀을 자극하면 피부가 늘어지고 접촉피부염 등으로 세포의 일부가 죽어 흉터로 남는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피부에 변화가 오면 혹시 나중에 수술을 하고 싶어도 수술 자체가 어려워진다.

와이어로 눈두덩을 눌러 쌍꺼풀을 인위적으로 만드는 ‘쌍꺼풀 안경’은 안질환을 유발할 수도 있다. 눈 깜빡거림으로 안구를 촉촉하게 유지해야 하는데 안경으로 억지로 고정하게 되면 안구건조증 가능성이 높아진다. 김부기 온누리스마일안과의원 원장은 “눈꺼풀에 인위적으로 힘을 가하게 되면 눈꺼풀을 움직이는 근육이 약해지는 안검하수가 나타날 수 있다”며 “눈꺼풀이 처진 정도는 아주 경미할 수도 있지만, 시야를 가릴 만큼 심한 경우에는 수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와이어가 눈두덩을 누르는 과정에서 눈을 찌르면 안구 가장 바깥에 있는 상피조직에 상처를 낼 수도 있다. 김 원장은 “이는 각막에 상처가 나는 각막염, 각막궤양 가능성도 있으며 심할 경우 각막혼탁으로 인해 시력저하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얼굴을 축소해준다는 기구는 성장기 청소년에게 문제가 될 수 있다. 헤드셋 모양의 기구를 착용해 얼굴 좌우에 압력을 가해서 얼굴을 작게 만드는 기구인데, 이런 기구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면 근육통은 물론이고 턱관절 장애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 특히 18세 이전까지는 골격의 성장이 끝난 상태가 아니므로 이런 기구의 사용으로 인해 뼈가 비정상적인 방향으로 변형될 위험이 높다.

또 다른 셀프 성형기구들도 대부분 신체 부위에 직접 압박을 가하는 방식이라, 피부염, 피부처짐, 통증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성장기에 있는 청소년들이 무분별하게 사용했을 경우 신체 변형은 물론 성장에도 문제가 된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