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굽고 담배 피워가며 공기청정기 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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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모그 심한 베이징 찾기도
“1㎛ 극초 미세먼지도 감지
경쟁 업체는 2.5㎛가 한계”

“삼겹살도 구워보고, 된장찌개도 끓여보고, 담배도 피워보고, 웬만한 건 다 해봤습니다.”

국내 업계 최초로 먼지 입자의 지름이 1㎛ (마이크로미터) 이하인 극초 미세먼지를 감지하는 PM1.0 센서를 적용한 ‘LG 퓨리케어 공기청정기’ 개발자들이 떠올리는 필드 테스트 기억이다. 주인공은 LG전자 에어솔루션연구소 에어컨 서울연구실 김지홍(사진 오른쪽) 주임과 에어케어 개발팀 정순기(왼쪽) 책임.

지난 8일 서울 여의동 LG트윈타워에서 만난 이들은 자긍심이 넘쳐나는 모습이었다. 김 주임이 기술 선행연구를, 정 책임은 선행 연구결과를 받아 기술을 제품에 적용하는 역할을 맡았다. 최근 중국 베이징(北京)에 사상 첫 스모그 적색 경보가 발령돼 국내 미칠 영향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더욱 자신들의 연구성과를 뿌듯해 하는 표정이었다.

김 주임은 “극초 미세먼지까지 감지해 최적화한 알고리즘을 적용한 것은 저희 제품이 유일하다”면서 “경쟁 업체들은 2.5 ㎛까지 측정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들은 베이징,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 등 중국 3대 도시의 가정도 찾아 오염도를 측정해 범위를 정하는 등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이들이 개발한 광학식 입자 센서는 공기청정기 발광부에서 빛을 쏴 입자(먼지)에 반사된 양을 수신부에서 측정하는 방식이다. 정 책임은 “먼지가 없다면 100을 쏘면 100이 돌아오지만, 중간에 먼지가 많으면 100을 쐈는데 예컨대 60이라는 수치가 돌아오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공기 중 먼지의 양을 측정해 정확한 입·출력 값을 정의하는 광학식 센서의 개발은 쉽지 않았다. 다양한 필드 테스트를 진행한 배경이다. 개발 초기에 참고할 표본이 없어 난관에 부딪히기도 했다.

김 주임은 “극초 미세먼지와 유사한 입자와 분포를 가진 게 담배나 향 입자였다”며 “삼겹살도 굽고, 된장찌개도 끓이고, 담배도 피우며 크기를 검증하는 한편으로 황사 모래먼지를 테스트하기 위해 비슷한 분포를 지닌 흙먼지를 쓰기도 했다”고 말했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