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환율전쟁>美 조이는데 中·EU는 더 풀기…‘새우등 터지는’ 한국경제

美 FOMC 개막 주목
7년만에 금리인상 임박

中은 위안화 절하 주력
내년 4%대 하락 가능성

日·EU 양적완화 만지작
세계경제 디커플링 혼돈

15∼16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7년간 이어진 제로 금리가 인상되면서 세계 경제가 요동칠 가능성이 높아지자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4년 5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뜨리고, 환율관리방식 변동을 시사하는 등 위안화 약세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이 추가 양적 완화에 나설 뜻을 내비치고, 다른 국가들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밝히면서 세계 경제에 또다시 ‘환율 전쟁’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15일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 외환교역중심(CFETS)에 따르면 14일 현재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6.4495위안으로 지난 2011년 7월 이후 가장 높았다.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오른다는 것은 위안화 가치 하락을 의미한다. 지난 8월 11일 중국 당국의 갑작스러운 통화 절하 조치 이후 등락을 거듭하던 위안화 가치는 최근 연일 약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위안화 약세 정책 의사를 드러내고 달러가 강세 흐름을 보이면서 내년에도 위안화 환율 상승이 이어질 전망이다. 중국 당국은 환율관리방식을 ‘달러 연동’ 대신에 ‘통화바스켓 연동’으로 변경할 것임을 밝혀, 환율 추가 상승의 가능성에 불을 붙였다. 이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위안화 강세 현상을 막으려는 예비조처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위안화 약세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금융센터가 14개 주요 글로벌 IB의 위안화 환율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1년 뒤 6.7143위안까지 상승해 위안화 가치가 14일 역내시장 종가 대비 4.0%의 폭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블룸버그 집계에서는 64개 글로벌 IB의 2016년 말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 평균치는 6.61위안으로 조사됐다. 이는 내년 말 위안화 가치가 2.3% 평가절하될 것이라는 의미다.

중국뿐 아니라 유럽과 일본 등 다른 거대 경제권도 양적 완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ECB는 지난 3일 통화정책회의를 통해 -0.20%인 예금금리를 -0.30%로 0.10%포인트 인하했고, 매월 600억 유로 수준인 자산 매입 프로그램 시한도 2016년 9월에서 2017년 3월까지로 연장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필요시 다른 정책수단을 구사하는 것도 배제하지 않는다”며 추가 양적 완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도 “물가상승률 2% 달성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주저 없이 추가 완화를 단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준금리를 낮추거나 인하를 검토하는 국가들도 줄을 잇고 있다. 뉴질랜드는 9일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2.50%로 낮춰 올 들어 4번째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캐나다와 러시아, 인도도 이번 달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추후 인하가 이뤄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베이징 = 박세영 특파원, 김석 기자 suk@munhwa.com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