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복 챙기고 생활속 운동으로 몸 데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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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건강 복병’ 물리치려면…

영하 10도 이하의 강추위가 줄줄이 예고되는 등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건강관리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특히 이번 추위는 그동안 기상이변으로 따뜻한 날이 지속되다가 찾아온 것이어서 평상시보다 몸이 느끼는 추위에 대한 체감도가 더 심한 상황이다. 흔히 겨울철에는 감기나 동상 등만 주의하면 될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잘못된 생각이다. 겨울철에 특히 주의해야 할 질환들을 하나둘 꼼꼼히 점검해 안전하게 겨울을 보내자.

◇추위에 민감한 관절 통증 = 기온이 급격하게 내려가면 평소 허리나 무릎에 문제가 있는 환자들의 고통이 커진다. 근육과 혈관이 빈번하게 수축하면서 근육의 유연성은 떨어지고 혈액순환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척추를 둘러싼 근육이나 인대가 추위에 경직되면서 뼈와 신경조직을 압박하고, 우리 몸도 열의 발산을 막기 위해 근육과 인대를 수축시켜 통증이 커진다. 또 추운 날씨로 움츠러들면서 활동량이 줄어 허리 근력이 약화하는 것도 관절통의 원인이 된다.

결국, 해결법은 활동이다. 추운 날씨에 틈틈이 척추를 스트레칭해 주면 한결 움직임이 수월해진다. 스트레칭은 척추 주변의 혈액순환을 도와 뭉쳐진 근육 속의 피로물질을 빠르게 제거하고 근육 경직을 완화하는 효과까지 있다. 겨울철에는 운동량이 줄어드는 것을 고려해 자가용보다는 버스나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을 활용하자. 또 낮은 층은 엘리베이터보다 계단을 이용하는 등 실생활에서 움직임을 늘리려고 노력하는 것이 좋다.

관절 통증을 예방하기 위해 체온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흔히 옷차림과 관절통은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외출 시 보온이 충분히 되지 않는 옷을 입으면 혈액순환장애를 일으킬 수 있고 간접적으로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 겨울철에 잦은 소화불량 = 겨울철 낮은 기온이 소화불량의 주된 원인이 되기도 한다. 소화불량이란 보통 위장 점막이 손상되거나 위액 등 소화효소 분비가 잘 안 돼 발생하지만, 겨울철 낮은 온도도 위장장애를 불러 소화불량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일반적으로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부른 느낌이 나고 상복부 팽만감, 식후 상복부 통증, 불쾌감, 구역, 트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소화불량 환자는 해마다 12월과 1월에 가장 많다. 위·대장의 운동을 조절하는 몸의 자율신경은 온도 변화에 민감하므로 운동량이 적은 겨울철에는 위의 활동성이 떨어지고, 소화효소 분비가 줄어들기 쉬운 탓이다. 또 실내외 온도 차이 때문에 체온 조절 기능에 혼란이 생기면, 소화기능에도 이상이 발생한다. 이승우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평소 소화불량이 잘 생기는 경우라면 배 부위의 열을 빼앗기지 않도록, 따뜻한 옷차림을 하는 것이 좋다”며 “적절한 신체활동도 소화불량 예방에 도움이 되는 만큼, 외부활동 후 실내에 들어오면 전열 기구를 통해 몸을 급히 녹이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체온을 올리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 손발 저린 수족냉증 = 겨울이 되면 손과 발이 시리고 차가운 증상을 호소하는 수족냉증 환자도 늘어난다. 특히 사춘기나 갱년기 여성, 출산 후 산모 등에게 많이 나타난다. 냉증은 혈액순환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 경우 나타난다. 이는 단순히 차갑고 시린 불편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냉증을 호소하는 환자의 대부분이 어지럼증이나 빈혈을 갖고 있으며 위장장애, 정신신경증상, 관절질환 등을 호소한다. 또 냉증은 생리불순, 생리통, 갱년기 장애, 불임과 성기능장애 등을 유발할 수 있고 각종 종양(자궁근종, 난소낭종 등)의 발생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수족냉증 예방에는 △생활리듬의 유지 △조깅, 수영, 에어로빅 등의 운동 △스트레스 해소 △가볍고 땀을 잘 흡수하는 면 소재의 옷 착용 △따뜻한 옷차림 등을 권한다. 이진무 강동경희대병원 한방부인과 교수는 “특히 운동을 통해 수족냉증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근육은 대사를 통해 우리 몸속 체열의 반 이상을 만들어내므로 근육량이 적으면 열 생산이 되지 않아 손발이 더욱 차갑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방차도 효과적이다. 쑥, 인삼, 생강, 구기자, 대추, 계피 등의 약재로 차를 끓여 하루 두 번 아침·저녁으로 마시면 좋다. 특히 부인과 질환으로 인한 수족냉증에는 더덕, 당귀, 향부자를 차로 마시면 도움이 된다.

◇ 심장 부담 주의해야 = 기온이 급격하게 내려가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과 같은 심장병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날씨 변화에 적응력이 떨어지는 노인들이 갑자기 차가운 바람에 노출되면 말초 혈관이 수축해 심장 부담이 늘어나고, 체온을 올리기 위해 혈압이 상승한다. 김양현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고혈압 환자의 경우 혈압이 급상승해 급성심근경색뿐만 아니라 뇌출혈로 쓰러질 가능성도 높아진다”며 “특히 새벽이나 아침에 많이 발병하므로 잠자리에서 일어난 직후 차가운 바깥바람을 쐬는 것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적절한 운동은 심장병에 도움이 된다. 다만, 겨울철 무리한 운동을 하는 것은 자칫 심장병이나 뇌졸중을 일으킬 위험이 커지는 만큼 가능한 한 낮 시간을 이용해 운동하고, 다른 계절에 비해 5∼10분 정도의 준비운동과 마무리 운동을 충분히 해야 한다. 겨울철에는 활동이 줄면서 식욕도 떨어지기 쉬운데 알맞은 운동과 더불어 신선한 채소와 과일로 비타민과 무기질을 보충하고,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