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노동운동 현주소>한노총, 민노총과 연대 가능성 낮아

민주노총이 2대 지침 저지를 위한 총파업에 나서면서 한국노총과 투쟁 공조에 나설지에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한국노총은 당장 민주노총 총파업에 동참할 계획은 세우지 않은 상태다. 일단은 2대 지침 무효화를 위한 여론전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한국노총은 지난 25일 대표자회의를 열고, 노사정 대타협 파기 선언 이후 대정부 투쟁 방침을 논의했다. 민주노총이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한국노총이 가세할 것인지에 이목이 쏠렸으나, 한국노총은 일단 2대 지침의 부당함을 대내외에 알리고, 법률 대응에 나서는 등 여론전을 펼치기로 했다.

강훈중 한국노총 대변인은 “파업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에 당장 파업하는 것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당장 민주노총과 함께 뭔가를 논의하고 있거나 계획하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한국노총은 30일 서울광장에서 예정된 민주노총의 민중총궐기대회에도 동참하지 않는 대신에 전날 서울역 광장에서 ‘노동자대회’를 따로 열 계획이다. 2대 지침에 반대하는 집회를 한다는 점에서 내용적 공조를 하지만, 직접적으로 연대하는 모양은 피한 것이다.

한국노총은 2∼3월 사이 2대 지침 대응방안을 소속 사업장에 시달하고, 대응팀을 구성하는 한편,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이 순회 등을 통해 현장 지원을 강화한다. 또 일반해고 및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에 대한 법률 대응을 위해 조직 내에 ‘노동조건 개악 신고센터’를 설치하고, 산하조직 및 미가입 사업장에 소송지원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한국노총이 가세할 경우 동력이 크지 않은 민주노총 총파업이 힘을 얻을 수 있다. 민주노총은 한때 조합원 80만 명까지 규모가 커졌으나, 2015년 말 기준 조합원이 63만 명까지 줄며 전체 노조 가입 근로자의 33%만이 가입돼 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