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못살리고 나라곳간만 ‘살렸다’

기재부 세입·세출실적 확정

세계잉여금도 4년만에‘흑자’
양도소득세·법인세 증가 큰몫
1인당 국세부담 430만원 추정

지난해 국세수입이 4년 만에 ‘펑크’(결손)에서 벗어났다. 나라 곳간에 들어온 돈(총세입)에서 쓴 돈(총세출)을 뺀 뒤 다음 해로 넘기는 금액까지 차감한 세계잉여금도 4년 만에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내수·수출 부진으로 경기침체가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국세수입 증가가 경기회복에 따른 것이 아니라 각종 비과세·감면 축소, 증세 등에 기인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정부가 더욱 과감한 경기부양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지난해 총세입부와 총세출부를 마감, 정부의 세입·세출 실적을 확정했다. 지난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당시 전망치인 215조7000억 원보다 2조2000억 원 많은 217조9000억 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국세수입은 2012년 2조7000억 원, 2013년 8조5000억 원, 2014년 10조9000억 원 결손을 각각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4년 만에 처음으로 흑자로 전환했다.

국세수입에는 기업이 내는 법인세 등이 포함돼 있지만, 지난해 통계청 추계인구(5061만7045명)로 단순하게 나눌 경우 1인당 국세 부담액은 약 430만4900원으로 추정된다. 세계잉여금은 2012년(1000억 원 적자), 2013년(8000억 원 적자), 2014년(8000억 원 적자) 3년 연속 적자였다가, 지난해에는 2조8000억 원 흑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국세수입이 전망치를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부동산 거래 증가로 양도소득세가 전망치보다 1조4000억 원 더 걷힌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비과세·감면 정비 등의 영향으로 법인세도 전망치보다 1조 원이 더 징수됐다.

조해동·박수진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