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건축대장에 ‘화재 대피공간’ 등재

서울 동작구가 오는 4월 전국 최초로 아파트 건축물대장과 도면에 ‘화재 대피공간’을 의무 등재한다.

아파트 화재 대피공간은 화재 발생 시 소방구조대원이 도착하기 전 방화문에 의해 신체를 1시간 이상 보호할 수 있는 곳이다. 2005년 12월 건축법 개정으로 모든 아파트에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시설이지만, 공적장부(관청이나 관공서에서 법규에 따라 작성·비치하는 장부)상 시설표시는 의무사항이 아니어서 건축물대장과 도면에서는 내용을 확인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따라 처음부터 이 공간이 창고나 다용도실로 꾸며지고 가구 내 공간으로 관리도 받지 않아 화재가 발생해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구는 이 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대피공간을 건축물대장에 등재하고 가구별 현황도에도 위치를 표시하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앞으로 4월 이후 준공된 아파트에는 건축물대장 표제부 ‘그 밖의 기재사항’란에 대피공간 설치주택임을 명시하고 가구별 현황도면에도 시설 위치를 정확히 표시토록 할 방침이다.

구 관계자는 “2004년 12월 이후 준공된 아파트 9000여 가구에 대해서도 순차적으로 공적장부 수정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방방재본부가 발표한 2015년 전국화재발생현황 자료에 따르면 아파트 등 주거용 건물이 비주거용 건물보다 화재로 인한 사망률이 5.6배나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동작구만 해도 아파트에서 2011년 이후 215건의 화재가 발생해 26명의 인명피해가 난 바 있다. 이창우 동작구청장은 “이번 사업을 통해 동작구가 안전도시로 자리 잡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