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AI’ 돌풍에 ‘삼성 VR’ 주춤… 애플도 ‘한 방’ 준비

- ‘ICT 빅3’ 차세대 기술전쟁

삼성, 지난달 갤S7 공개때
차세대 먹거리로 VR 제시
‘알파고’에 초반 흥행 부담

애플은 21일 미디어데이
차세대 보급형 아이폰 공개

‘삼성전자는 가상현실(VR), 구글은 인공지능(AI), 애플의 선택은?’

연초부터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업체 ‘빅(Big)3’간 차세대 기술 경쟁이 벌어지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스페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를 통해 VR와 이와 연계된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7을 차세대 먹거리로 제시했으나 최근 구글의 AI 알파고(AlphaGo) 돌풍에 묻히며 ‘한 방 먹은 꼴’이 됐다.

이와 관련 조만간 애플 역시 미국에서 미디어데이를 열고 삼성전자와 구글에 이은 차세대 먹거리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21일 갤럭시S7을 글로벌 공개하며 VR를 차세대 먹거리로 제시했던 삼성전자는 구글 알파고에 묻혀 이슈 선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알파고가 프로바둑 기사 이세돌 9단과의 대국에서 예상외의 승리를 거두며 모든 관심이 구글과 AI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알파고 이슈가 갤럭시S7의 초반 흥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삼성전자는 11일 갤럭시S7을 전 세계 50여개 국에 동시 출시하고 글로벌 마케팅에 나선 상황이다. 국내에서도 삼성전자는 2월 말부터 이동통신 3사와 함께 체험존을 운영하고 경품을 내건 이벤트를 여는 등 바람 몰이에 나선 바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움직임에도 불구 일선 대리점에서의 예약판매율은 전작인 갤럭시S6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페이스북 CEO와 VR까지 동원, 화려한 공개 행사를 치른 것을 감안하면 선방했다고 보긴 어려운 성적이다.

애플 역시 오는 21일 미국에서 미디어데이를 열고 차세대 먹거리를 공개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서는 일단 애플이 행사를 통해 차세대 보급형 아이폰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애플이 지난해 말 VR 분야에서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더그 보먼 미국 버지니아공대 교수를 영입한 데 이어 VR 관련 스타트업들을 잇따라 인수한 것을 놓고 볼 때, 미디어데이에서 VR 관련 청사진을 제시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VR를, 구글이 AI를 차세대 먹거리로 내세우며 이슈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면서 “조만간 열릴 애플 미디어데이에서 공개될 애플의 신무기에도 전 세계 ICT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