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무풍’ 세종시 옛말… 84㎡형 3억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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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입주물량 절반 감소
정부부처 이전 인구 늘어
전망좋은 곳 ‘부르는게 값’
전국 평균보다 두배 ‘껑충’

정부세종청사 인근 전용면적 59㎡ 전세 아파트에 살고 있는 김모 씨는 다음 달 계약 만료를 앞두고 좀 더 넓은 전셋집을 구하다 깜짝 놀랐다.

올 초 2억 원이던 같은 아파트 84㎡의 전셋값이 불과 한 두 달 새 2억5000만 원 안팎까지 뛴 탓이다. 지금 살고 있는 집 전셋값 1억3000만 원에 모아놓은 돈 7000만 원을 보태 이사할 생각이던 그는 은행에서 5000만 원을 대출받아야 하나 고민 중이다. 더 큰 문제는 전세 매물 자체가 거의 없다는 점. 전세를 찾는 사람이 많아 집이 금방 나갈 것 같다는 공인중개사 말에 마음이 다급해졌다.

21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세종시에 유례없는 전세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매물이 없다 보니 부르는 게 값이다. 세종시 A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전망이 좋은 한 아파트의 경우 84㎡를 2억8000만 원에 내놔 거래가 성사되기 직전이었는데 주인이 갑자기 3억 원으로 가격을 높였다”고 전했다.

2012년 7월 출범한 신도시답게 아파트 공급이 넘쳐 세종시민들은 그간 저렴한 가격의 전셋집을 여유롭게 구할 수 있었다. 84㎡대 초반 새 아파트 전셋값이 1억 원을 밑돌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사정이 확 바뀌었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2014년 상반기 3.3㎡당 357만 원이었던 세종시 평균 전셋값은 11일 현재 468만 원으로 2년 만에 100만 원 넘게 올랐다. 매매 위축으로 전국적으로 전세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세종시 전셋값 상승률은 두드러진다.

한국감정원 집계에 의하면 지난 14일 기준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 대비 0.05% 올랐는데 세종시는 0.14%나 올랐다.

가장 큰 원인은 아파트 입주 물량이 줄어든 데 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에 따르면 1만9224가구였던 지난해 세종시 아파트 입주 물량이 올해는 8381가구로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국민안전처 등 정부부처가 세종시로 이전하면서 공무원 1500여 명이 추가로 내려오는 점도 전세난을 부추기고 있다. 다만 내년에는 입주 물량이 1만6041가구로 예년 수준을 회복하기 때문에 전세난이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