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19>입지 좁아지는 김종인 ‘烹’ 수순?

‘경제심판론’ 불 안붙고
문재인에 시선 빼앗겨
호남 민심잡기에 주력

4·13 총선 공천을 마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5일부터 전국을 돌며 본격적인 총선 지원 유세에 나섰다. 사퇴하지 않고 당에 남기로 하면서 갈등은 일단 봉합되는 분위기이지만, 김 대표의 당내 위상이 예전과 같을 수는 없다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김 대표는 이날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리는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후 용인에 출마한 표창원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찾는다. 26일부터는 1박 2일 일정으로 전남과 광주 지역 후보들의 개소식에 참석해 호남 민심을 달랜다.

김 대표와 갈등을 빚던 당내 인사들도 일단 선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김용익 의원은 트위터에 “이제 당분간 당내 문제는 접어둬야 한다. 선거운동을 해야 할 때”라고 적었고, 정청래 의원은 경선에서 탈락한 김광진·장하나 의원 등과 ‘더컷유세단(더민주 컷오프 유세단)’이라는 총선지원 유세단을 구성했다.

그러나 문재인 전 대표가 본격적인 선거지원에 나서면서 김 대표의 위상은 갈수록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 당 안팎의 관측이다. 당 관계자는 “아무래도 대권 주자인 문 전 대표에게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만흠 정치아카데미원장은 “이번 사퇴논란으로 당 내부에 만만찮은 세력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이 국민에 각인됐다”고 평가했다. 새누리당에서 2012년에만 5번, 더민주에서도 이미 한차례 당무 거부를 한 김 대표가 언제든지 터질 수 있는 당내 불만에 꺼내 들 카드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김 대표가 내놓은 ‘경제심판론’에도 좀처럼 불이 붙지 않고 있다. 김 대표는 기초연금 30만 원 인상안 등 파격적인 공약들을 내놨지만, 대중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총선정책공약단 관계자는 “청와대와 여당에서 별 반응이 없어 찬반논란도 일어나지 않고 있다”며 답답해했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