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도피처 폭로>獨일간지 첫 입수 → ICIJ에 국제협업 요청, 76개국 109개 언론사 376명 언론인 참여

사상최대 문건공개 과정

사상 최대 규모의 조세도피 관련 문건 공개로 국제적인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의 협업 취재 과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일 ICIJ, 뉴스타파와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번 문건 공개는 독일 일간지 쥐트도이체차이퉁 탐사보도 기자들이 익명의 취재원에게서 자료를 처음 입수하면서 시작됐다. 자료의 방대한 규모와 공적 가치를 고려한 쥐트도이체차이퉁은 ICIJ에 협업을 요청, ‘파나마 페이퍼스(Panama Papers)’라는 이름의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프로젝트에는 한국의 뉴스타파를 비롯해 영국 BBC, 프랑스 르몽드, 독일 NDR, 미국 프로퍼블리카 등 76개국 109개 언론사, 376명의 언론인이 참여해 1977년부터 2015년 말까지 자료 1150만 건을 분석했다.

이번에 유출된 파나마 로펌 ‘모색 폰세카(Mossack Fonseca)’의 내부 자료는 2.6TB로 역대 최대 규모다. 앞서 2010년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 국무부 외교문서는 1.7GB, 2013년 ICIJ의 조세도피처 프로젝트 데이터는 260GB, 2014년 ICIJ의 룩셈부르크 프로젝트 데이터가 4GB였다.

프레데릭 오베르마이어 쥐트도이체차이퉁 탐사보도 전문기자는 ICIJ에 “유출 데이터는 언론인이 입수한 것 중에 사상 최대 규모로 25만 개에 이르는 역외 회사 관련 정보를 담고 있다”며 “이 분야를 이렇게 깊이 들여다볼 수 있게 된 건 처음 있는 일이다”고 밝혔다.

한편 모색 폰세카는 해외법무법인으로서는 세계 4번째 규모의 대형 법인으로 홍콩, 마이애미, 취리히 등 전 세계 35개 이상에 지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색 폰세카는 도이치뱅크를 비롯해 HSBC, 크레디트스위스 등 세계 주요 금융기관과 거래를 하고 있으며, 이들 은행의 고객에게 조세 당국이 자금 흐름을 추적하기 어려운 구조를 갖춘 기업을 설립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것으로 밝혀졌다.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