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일국 “‘슈퍼맨’서 진정한 아빠 됐고 ‘장영실’ 덕분에 배우로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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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영 ‘장영실’ 주연 송일국

“‘인간 송일국’을 좋아해주는 대중, 기적이 일어난 거죠.”

‘삼둥이 아빠’로 유명한 배우 송일국(사진)은 자신의 지난 2년을 ‘기적’이라 표현했다. 2011년 종합편성채널 JTBC 드라마 ‘발효가족’ 이후 약 3년간 공백기를 갖던 그가 예능에 출연하며 다시 인기를 얻었다. 이를 통해 ‘주몽’과 ‘해신’으로 ‘사극의 대가’라 불리던 그가 KBS 1TV ‘장영실’로 부활했다.

송일국이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슈퍼맨)에 출연한다고 했을 때 고개를 가로젓던 이들이 더 많았다. 평소 과묵한 그가 세 아들을 돌보는 육아 예능에 도전한다는 것이 무모해 보였고, 자칫 묵직한 배우 이미지가 깨질까 우려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슈퍼맨’이 없었다면 ‘장영실’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환하게 웃으며)‘삼둥이 아빠’였는데 본업인 배우로 돌아와 기뻐요. 하지만 ‘장영실’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 제 첫 마디는 ‘어떻게 저를 캐스팅할 생각을 하셨어요?’였죠. 사실 ‘슈퍼맨’에 출연하며 긍정적 에너지를 많이 얻었어요. 주변에서 사람들을 만나면 ‘인간 송일국’을 좋아해 준다는 느낌이 들어요. 굳이 예능 출연으로 인한 단점을 찾자면 ‘아빠’ 이미지가 강해졌다는 거죠.”

대중은 송일국의 ‘진정성’에 열광했다. 예능을 위한 ‘보여주기 육아’가 아니라 몸에 밴 실생활 육아였기 때문이다. 3년의 공백 기간에 그는 철저히 ‘아빠’가 됐다. 그때는 배우로서 잊히는 것이 아닌가 마음고생도 많았지만 이런 육아 경험이 자신에게 크나큰 행운과 행복으로 돌아올 것을 그는 몰랐다. 아니, 아무도 몰랐다.

“삼둥이가 태어나면서 인생이 바뀌었어요. 아내가 워낙 바빴고, 본의 아니게 제게도 아내의 출산 직후 일이 안 들어왔어요. 당장 돌볼 아이가 셋인데 제가 무엇을 할 수 있었겠어요. 당연히 제가 애를 봤죠. 하루종일 젖병 닦으며 후회도 많았지만, 그 사이 점점 육아의 달인이 돼갔어요. 지금 생각하면 ‘슈퍼맨’을 통해 아이들이 성장하는 소중한 시간을 기록물로 남길 수 있다는 것이 한없이 행복합니다.”

송일국의 가장 큰 가치관은 ‘가족주의’다. “아내에게 좋은 남편,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 내 일에 충실한 배우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그는 말한다. 아직까지 아내와 존댓말을 쓰는 것도 서로에 대한 존중과 예의를 지키겠다는 의미다. 세 아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기 위해 작품과 배역을 선택할 때도 한 번 더 고민한다. 같은 이유로 총선을 앞둔 어머니 김을동 의원의 선거 유세장도 찾는다. 의도치 않은 논란과 따가운 시선이 있어도 크게 개의치 않는다. 그에게는 정치인이기 전에 어머니이기 때문이다.

“제가 가진 환경 때문에 오해받을 수밖에 없어요. 어떤 결정을 내려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면 결국 아들로서 어머니를 돕는 게 맞지 않을까요?”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