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부채 1284조원 ‘사상 최대’>GDP 대비 국가채무 37.9%… OECD선 낮지만 속도는 빨라

우리나라 재정 건전성은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면 ‘우등생’ 수준인 게 사실이다. 하지만 부채 증가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는 만큼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5일 정부가 내놓은 ‘2015회계연도 국가결산’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D1·중앙 및 지방정부의 회계·기금) 비율은 37.9%였다.

지난해 말 수치가 아직 집계되지 않은 일반정부 부채(D2·중앙과 지방정부에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이나 예금보험공사 같은 비영리 공공기관까지 포함) 비율도 2014년 말 기준으로 보면 41.8%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27개 회원국의 일반정부 부채 비율은 115.2%다. OECD 평균을 한참 밑돌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재정 건전성은 양호한 수준이라 할 수 있다. 미국이 110.6%, 영국이 116.4%, 프랑스가 120.1%였고 일본은 229.2%나 됐다.

주요국 가운데 우리보다 재정 건전성이 양호한 국가는 노르웨이 정도로 34.1%의 부채 비율을 나타냈다. 2014년 기준 OECD 통계로 견줘봐도 우리나라는 일반정부 부채 비율이 27개국 중 5번째로 낮았다.

다만 부채 증가속도를 봤을 때 재정 상황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정부 재정구조의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명목 GDP가 1997∼2015년 연평균 3.2배 증가할 동안 국가채무는 9.5배 늘었다.

정부도 부채 증가 속도를 염려하고 있지만 아직은 선방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조용만 기획재정부 재정관리국장은 “GDP 대비 (국가채무) 비중이 늘고 있다”며 “정부가 늘 걱정하는 게 국가부채 (증가) 속도인데 예상보다는 선방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7년과 2015년 사이 우리나라의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9.2%포인트 증가했는데 같은 기간 OECD 회원국은 평균 40.7%포인트 증가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