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人 정치in>독해진 유승민… 측근 챙기며 새누리에 반격

6일만에 조해진 지원 유세
대구선 “분노의 투표해야”

차기 대선주자 올라섰지만
날선 발언에 발목 잡힐수도

유승민 무소속 의원이 독해졌다. 어휘도 강해지고 보폭도 커졌다. ‘피해자’ 이미지를 벗어나 ‘반격자’ 모드로 옮아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근 지역구 류성걸·권은희 무소속 후보에 대한 지원을 넘어 대구 밖까지 보폭을 넓히며 자기 사람 챙기기에도 열심이다. 유 의원의 이 같은 변신이 자기 세력을 만들어 차기 주자로 자리매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장기적으로는 정치적 부담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 의원은 5일 오전 출근길 인사를 마친 뒤 곧바로 경남 함안·의령으로 향했다. 새누리당 원내대표 때 원내수석부대표로 호흡을 맞췄던 조해진 무소속 의원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지난 3월 30일 밀양과 창녕에서 조 의원 곁에 섰던 데 이어 6일 만에 다시 경남을 찾은 셈이다. 유 의원 측은 ‘인간적 도리’라고 말했다.

대구 후보들의 지원 유세에도 자신감이 붙었다. 4일 대구 북구 산격시장에서 권은희 후보와 합동 유세를 하던 중 “우리 대구 시민들은 양반이라서 화를 자주 내지 않는데 20년 전 1996년 총선에서 한 번 화를 냈다”며 “20년 만에 분노의 투표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당시 대구 13개 지역 가운데 자유민주연합 소속 당선자가 8명 배출되는 등 집권 여당이 대구에서 참패했던 선거를 상기한 것이다.

유 의원의 언행에 대해 평가는 엇갈린다. 긍정적 효과는 여론조사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부정적 효과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구 지역의 한 새누리당 관계자는 “지금처럼 날 선 발언을 이어가고 보폭을 계속 넓혀 반(反)새누리 전선 구축까지 확대되면 이번 총선이 장기적으로는 유 의원의 발목을 잡게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