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25일 경남 김해시 주촌면의 한 김치제조업체에서 부산식약청 점검관들이 HACCP 적용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⑧ 전방위 위생관리 ‘HACCP’
‘우주비행사에 안전한 식품 공급’
NASA서 처음 도입한 관리기법
한국선 2003년에 적용하기 시작
2010년 797곳 → 작년말 3734곳
박근혜 정부 국정 과제에도 포함
영세업체엔 인증비용·기술 지원
식품 안전을 위해 정부는 다양한 정책을 전개하고 있다. 현장 단속, 위생 점검, 시설 개선 지원 등의 방법이다. 그중 대표적인 방법이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 제도다. HACCP(Hazard Analysis Critical Control Point·해썹)은 최초 나사(미 항공우주국) 우주 비행사들에게 100% 안전한 식품 공급을 위해 개발한 과학적이고 사전예방적인 식품안전관리기법을 말한다.
현재는 식품의 원재료부터 제조·가공, 조리, 유통단계를 거쳐 최종 소비자가 섭취하기 전까지의 모든 과정에서 인체에 해로운 물질이 식품에 섞이거나 식품이 오염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각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위해요소를 확인·분석한 뒤 중점적으로 관리하는 식품안전관리시스템으로 발전했다.
우리나라 정부도 이미 많은 식품에 HACCP을 적용하고 있으며, 최근 ‘국민 간식’인 순대와 떡볶이 떡으로까지 확대한다고 밝혔다.
◇HACCP의 예방 효과 = HACCP이 기존의 식품안전관리와 구별되는 가장 큰 특징은 사전 예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기존 안전관리는 시중에 출시된 식품 중 일부를 거둬 검사하는 방식이었다. 검사결과가 문제가 없으면 함께 제조된 모든 제품이 적합판정을 받는다. 즉 검사결과가 적합이더라도 모든 제품을 검사한 것이 아닌 만큼, 부적합한 제품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또 제품의 안전성 검사가 가장 중요한 만큼 시험분석이 가능한 전문인력이 필요해 비용도 많이 들어가며, 검사 기간도 길다는 행정적 단점도 있었다.
이에 반해 HACCP은 원료와 제조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해요소를 사전에 확인하고 평가해 중점 관리하기 때문에 예방 측면의 관리가 가능하다. 물론 HACCP 시스템 도입 초기에는 발생 가능한 위해요소를 도출하고 이를 제어할 수 있는 관리공정을 결정·검증해야 하는 노력이 수반되지만, HACCP 시스템이 일단 도입되면 손쉽고 즉각적인 조치가 가능해진다.
◇국내는 2003년부터 시행 =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는 1993년 ‘HACCP 적용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전 세계 회원국에 식품 안전성 제고를 위해 제도 도입을 권고했다. 우리나라는 1995년 식품위생법에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규정을 신설하고 1996년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로 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을 제정해 본격적으로 도입했다. 또 축산물은 1997년 축산물가공처리법(현 축산물 위생관리법)에 규정을 신설하고 1998년 축산물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을 제정하면서 시작했다.
정부는 위해 발생 가능성이 높은 식품과 국민 다소비식품 등을 대상으로 HACCP을 의무적용했다. 2003년 8월 어육가공품(어묵류), 냉동수산식품(어류·연체류·조미가공품), 냉동식품(피자류·만두류·면류), 빙과류, 비가열음료, 레토르트식품 등 6개 식품 품목에 HACCP 적용을 의무화했다. 2006년 12월 배추김치를 추가 지정했다. 식약처는 2014년 5월 식품위생법시행규칙을 개정해 과자·캔디류, 빵류·떡류, 초콜릿류, 어육소시지, 음료류, 즉석섭취식품, 국수·유탕면류, 특수용도식품 등 어린이 다소비식품 8개 품목을 추가로 의무적용 식품에 포함했다. 매출액과 종업원 수에 따라 규모가 큰 사업장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하는 방식이다.
◇단계적 확대 필요 = 박근혜정부는 2013년 출범 당시 불량식품을 4대 악으로 규정하고 HACCP 적용 확대를 국정과제에 넣었다. 그 결과 HACCP 적용 업체는 2010년 797개소에서 2015년 말 3734개소로 대폭 확대됐다. 그러나 전체 식품 제조·가공업체가 2만5191개소임을 감안하면 인증업체 비율은 아직도 낮은 상황이다. 축산물작업장 역시 HACCP 적용업체는 2010년 3129개소에서 2015년 1만257개소로 늘었지만, 이는 식육판매점의 1% 수준에 그친다. 국내 식품 제조·가공업체의 80% 이상이 10인 미만의 영세업체이고, 이들 영세업체의 경우 HACCP 적용을 위한 기술적·재정적 기반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영세업체의 HACCP 인증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 및 축산물안전관리인증원 등을 통해 적용 희망업소 및 적용업소를 대상으로 맞춤형 기술지원, HACCP 운영 기술지원, 교육·홍보 등을 제공하고 있다. 정부는 HACCP 적용을 2018년 6000개 업체로 확대할 목표를 세우고 지원을 넓힐 계획이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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