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造船 ‘공급과잉 조정’ 대대적 설비감축 시급”

‘경쟁국’ 中, 조선업체수 축소
수주량 줄어 설비도 대폭감축

韓은 되레 선박설비규모 증가
“중장기적으론 M&A 모색해야”

우리나라 조선산업이 글로벌 선박 발주량 감소로 인해 수주가 급감하고 있는데도 오히려 건조 능력은 증가세를 보여 인력 감축이나 자산 매각 외에도 공급과잉 조정을 위한 대대적인 설비 감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쟁국인 중국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조선업체 수를 대폭 줄인 데다 설비 감축에도 나선 만큼 우리나라도 조선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단기적으로 설비 감축에 나서야 하고, 이것이 중장기적으로 과감한 인수·합병(M&A)에 앞서 해결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27일 산업계와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해운업과 함께 경기민감 업종으로 지정된 조선업계는 채권단 및 주채권은행의 관리 하에 추가 인력감축 및 자산매각 등의 자구계획 수립에 나섰다.

하지만 공급과잉 문제를 해소할 근본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설비 감축과 관련해서는 업계와 금융당국 모두 뚜렷한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조선사들의 자구계획 속에 설비감축 부분이 포함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국내 조선업계의 이 같은 움직임은 과감하게 설비 감축과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중국과 대비되고 있다. 지난 2008년 200여 개에 달했던 중국 조선사는 2014년 말 기준 55개로 4분의 1 정도로 축소된 데다 수주량이 줄어들면서 설비 감축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독(선박 건조·수리 시설) 규모와 수 등 선박 설비 규모가 올해부터 2019년까지 증가(건조능력 5.8% 상승)하는 추세를 유지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조선산업은 글로벌 공급 과잉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고 앞으로 해소 기미도 보이지 않고 있어 우리나라도 공급능력을 줄여야 한다”며 “특히 이 과정에서 우선적으로 설비감축에 나서고, 그게 선결돼야만 중장기적으로 M&A도 모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또 “조선산업 전체를 재편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충남·유현진 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