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미디어들 잇단 M&A 긍정 효과… SKT+CJ헬로비전도 ‘경쟁 활성화’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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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오렌지-재즈텔 인수 후
전체 유료고객 543만명으로↑
독·불도 이통사업자 M&A 활발

SKT-CJ 합산 점유율 26.5%
‘의미 있는 2위’로 발돋움 예상

최근 전 세계적으로 통신-방송 사업자의 인수·합병(M&A)이 활발히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M&A 이후 미디어 산업 투자가 활성화되며 소비자 편익이 증대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확인되고 있다. ‘투자 경쟁 → 소비자 혜택 증대 → 시장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도 나타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도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에 대한 M&A를 완료하면 유료방송 시장에 ‘의미 있는’ 2위 사업자 탄생으로 이 같은 선순환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7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스페인 이동통신사 오렌지는 지난해 5월 초고속인터넷 사업자 재즈텔 인수 후 초고속인터넷망(FTTH) 구축 투자 등을 확대하고 있다. 오렌지는 올해 FTTH 1000만 회선을 달성한 뒤 2020년 1400만 회선까지 확대할 예정이며, 네트워크 고도화에도 15억 유로(약 1조9000억 원)를 투자해 현재 60% 수준인 4세대(G) 전국망 커버리지를 2017년 95%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FTTH는 기가(1000Mbps)급 속도의 케이블망으로 최고속도 100Mbps에 불과한 구식 xDSL보다 초고해상도(UHD) 방송 등의 원활한 수신이 가능하다.

오렌지의 재즈텔 인수와 투자 확대는 2014년 스페인 이통사 보다폰이 케이블사업자인 오노 인수를 통해 초고속인터넷망을 200Mbps 이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나선데 자극받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양사의 이 같은 경쟁으로 인해 소비자들은 수준 높은 초고속인터넷과 방송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으며, 성장 정체를 겪고 있던 스페인 유료 방송 가입자 역시 2013년 374만 명에서 M&A 이후인 지난해 543만 명으로 증가하는 효과도 얻었다.

독일의 경우도 M&A를 통한 ‘메기 효과’가 경쟁 활성화와 소비자 혜택 증가로 이어진 사례다. 독일 2위 이통사 보다폰이 2013년 케이블 방송사 카벨 도이칠란트를 인수한 이후 지난해부터 초고속인터넷망 투자를 늘리자 업계 1위 도이치텔레콤도 곧바로 투자 확대를 발표했다. 프랑스도 2014년 2위 이통사 SFR이 초고속인터넷 사업자 누메리케이블을 인수한 뒤 지난해 9월까지 FTTH 940만 회선 구축, 2020년 1800만 회선까지 확대 계획을 밝히자 1위 이통사인 오렌지 역시 2022년까지 1800만 회선 구축 계획을 내놓으며 맞불을 놨다.

국내의 경우도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가 완료되면 SK브로드밴드(지난해 말 기준 12.1%)와 CJ헬로비전(14.4%)의 합산 점유율이 26.5%까지 상승해 의미 있는 2위 사업자로 발돋움, 경쟁 확대가 예상된다. KT 군(KT, KT스카이라이프)의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은 30.0%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M&A는 KT가 독주하던 유료방송시장의 경쟁을 활성화해 사업자 간 경쟁을 촉진하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