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4차산업 현장을 가다>美·獨·日, 4차혁명으로 ‘제조업 부활’ 질주

플랫폼·표준화 선점 경쟁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의 만남인 ‘4차 산업혁명’이 임박한 가운데 4차 산업혁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세계 각국의 정부와 기업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정부도 지난해 3월 제조업 3.0 전략을 발표하고 2024년까지 세계 제조업의 4대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독일, 미국, 일본 등 주요국은 수년 전부터 ‘제조업 부활’을 목표로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해왔다. 이들은 자국 산업의 강점을 연계한 전략을 세워 새로운 산업지형을 이끌 플랫폼과 표준화 모델을 선점하기 위해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세계 제조업의 주도권을 유지해온 독일은 2011년 11월 ICT 융합을 통한 제조업 혁신전략으로 ‘인더스트리 4.0’을 채택했다. 이미 갖춰진 고성능 산업기계와 물류·생산설비에 사물인터넷(IoT) 센서 등을 접목해 이른바 ‘스마트 공장’을 구축하는 것이 골자다.

특히 스마트 공장이 완성되면 규격·대량생산은 물론 맞춤형 다품종 생산까지 가능한 공장 생태계가 구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독일은 오는 2025년까지 자국 내 제조업 전체를 거대 단일 가상공장으로 연결하고 전 세계 시장환경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유비쿼터스 맞춤형 생산을 실현하겠다는 방침이다.

미국은 GE와 AT&T, 시스코, IBM, 인텔 등을 중심으로 2014년 ‘산업인터넷컨소시엄(IIC)’을 설립했다. 미국은 인터넷의 우위성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클라우드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현재 200여 개의 기업이 산업인터넷 전략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제조업과 인터넷 기업에서 축적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새로운 산업 플랫폼을 구성, 이를 바탕으로 모든 산업기기와 예측분석 소프트웨어, 의사결정권자인 인간이 서로 연결되는 형태의 산업 생태계를 지향하는 것이다.

미국·독일보다 3년여 늦은 일본은 경쟁우위에 있는 로봇기술을 활용해 일본형 4차 산업혁명을 개척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 1월 ‘로봇혁명 이니셔티브 협의회’ 프로젝트를 출범했다.

프로젝트에는 제조업 현장에서 로봇을 활용하는 한편 간병,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로봇을 통해 데이터를 축적해 앞으로 인공지능 기술까지 강화하겠다는 전략이 포함돼 있다. 이를 통해 단순 작업 로봇에서 스스로 학습하고 행동하며 데이터를 축적·활용하는 로봇을 새로운 서비스원으로 삼겠다는 판단이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