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죄와 벌’을 통해 본‘인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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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인간인가 / 오종우 지음 / 에크로스

성균관대에서 ‘졸업 전에 꼭 들어야 할 명강’으로 꼽히는 ‘예술의 말과 생각’의 오종우 교수가 지난해 강의록을 ‘예술수업’이란 책으로 엮어낸 데 이어 이번에는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을 통해 인문적 사유를 일깨우는 ‘무엇이 인간인가’를 펴냈다.

저자는 세상의 부조리함에 분노하며 결국에는 전당포 노파를 살해하는 소설 속 주인공 로쟈(리스콜리니코프의 애칭)를 통해 혼란스럽고 고단한 시대에 품격을 잃지 않고 인간답게 살기 위한 답을 모색한다.

러시아문학 교수인 저자는 19세기 상트페테르부르크와 21세기 서울의 풍경을 교차시키며 로쟈의 노파살해가 과연 정당한 것인지 묻는다.

전당포 노파를 가난한 이들의 피를 빨아먹는 기생충이라고 판단하고 그를 죽여 다수를 살리고자 했지만, 그런 논리는 한 인간을 인격체로 생각하지 않고 숫자로 생각하며, 단번에 모든 것을 바꾸려 드는 편리의 추구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