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호 前진로회장, 그룹 부도직전 페이퍼컴퍼니 설립”

뉴스타파, 한국인 54명 공개
보루네오 창업자父子등도 연루

장진호 전 진로그룹 회장, 위상식 보루네오 가구 창업자 등 국내 기업인을 비롯한 한국인 54명이 조세도피처에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를 설립하거나 이사 등을 맡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9일 탐사보도 전문매체인 뉴스타파에 따르면 파나마 법무법인 모색 폰세카 유출 문서에서 장 전 진로그룹 회장과 진로 전 임원들이 연관된 페이퍼컴퍼니 3곳이 발견됐다. 3개 회사는 1997년 1∼8월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됐으며 이사들은 대부분 진로 그룹의 전 임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1997년 9월 진로 그룹이 부도를 맞기 직전이다. 뉴스타파는 “장 전 회장의 진로 지분은 2004년 4월 법원이 인가한 정리계획안에 따라 전량 소각됐고, 나머지 재산도 대부분 법원에 의해 가압류됐지만 장 전 회장은 해외 도피 생활을 하면서도 재기를 위해 막대한 자금을 동원, 이런 자금 출처가 이들 유령회사와 연관된 것은 아닌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보루네오 가구 창업자인 위 전 회장 역시 2005년 2월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된 ‘Mobila Engineering Service Co. Ltd.’에 아들 준용 씨와 함께 이사로 등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준용 씨는 또 다른 페이퍼컴퍼니 3곳의 이사나 주주로도 이름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뉴스타파 분석 결과 1991년 8월 26일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된 ‘Daewoo (Latin America) Ltd.’의 이사직은 모두 대우 임직원 출신이었다. 이 밖에도 2005년 1월 31일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된 ‘The Training Company Limited.’의 주주 명부에서는 한국의 어학 교육 전문 기업인 YBM의 이름이 나왔다. YBM 측은 “조세도피처에 어떤 회사도 만들거나 투자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정보기술(IT) 업계 유명인사인 형원준 SAP코리아 대표와 유명 벤처투자가 장병규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 대표, 중소기업 대표 10여 명, 박물관장, 목사 등도 페이퍼컴퍼니에 연루된 것으로 나타났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