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미세먼지 측정 ‘주먹구구식’

감사원, 감사결과 발표

주요 오염원들 관리 미흡
매연저감장치 부착 사업에
18억 들였지만 실효성 저조

환경부가 수도권 대기관리 기본계획을 세운 지 11년이 지났음에도 주요 오염원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감사원 감사결과가 나왔다. 또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측정이 주먹구구식이었던 사실도 지적됐다.

감사원은 10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환경부 수도권 대기환경 개선사업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2005~2015년 추진된 ‘제1차 수도권 대기관리 기본계획’이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다. 2014년 이산화질소 농도는 목표치인 0.22PPM보다 훨씬 높은 0.33PPM, 미세먼지 역시 목표치(40㎍/㎥)를 넘어서는 43㎍/㎥을 기록했다. 미세·초미세먼지 측정과 관련, 수도권에서 운용 중인 미세먼지 측정기 108대 중 17대가 허용 오차율(10%)을 초과했고, 초미세먼지 측정기 65대 중 35대는 정확성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또 2015년부터 추진 중인 제2차 기본계획 역시 초미세먼지 저감 목표치(20㎍/㎥)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감사원은 “수도권 초미세먼지의 최대 28%를 차지하는 충남 지역 화력발전소 등 수도권 외 오염원에 대한 관리 대책이 없고, 자동차 대기오염 배출량 산정 기준을 잘못 제시해 인천시의 질소산화물 배출을 31.6%나 낮게 측정하는 등의 오류가 발견된다”고 밝혔다.

나사(미 항공우주국)가 위성을 이용해 측정한 오염도 분석 자료를 보면, 2005년 대비 2014년 대기 중 이산화질소 농도가 일본·미국·유럽은 감소 중인 반면 중국과 우리나라는 증가 추세다. 중국과 인접한 북한의 오염도가 낮은 점을 고려하면 이산화질소 배출량 증가는 국내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감사원은 분석했다. 감사원은 보완·시정이 필요한 11건에 대해 환경부에 통보하고, 7건은 주의조치를 요구했다.

2차 기본계획 예산의 66.5%(3조332억 원)가 투입되는 7년 이상 노후 경유차에 대한 매연 저감장치(DPF) 부착 사업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지적됐다. 1차 기본계획에서 대기오염 물질 1t을 줄이는 데 들어간 지원비용이 3200만 원이었으나, 2차 기본계획에서는 56배에 달하는 18억 원이 투입됐다. 감사원은 매연저감장치 지원보다는 1t당 저감 비용이 200만 원에 불과한 노후 경유차 ‘조기 폐차 지원사업’에 집중하는 편이 대기질 개선 효율성이 높다고 권고했다. 환경부는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수도권 대기관리 기본계획의 수정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김영주·박정경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