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하루 반컵으로 대장암 위험 절반 줄이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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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선 국립암센터 교수 ‘연구’

“한국인들은 우유를 하루 반 컵 정도만 꾸준히 마셔도 대장암 발생 위험을 절반 이하로 낮출 수 있습니다.”

김정선(사진)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암관리정책학과 교수는 2일 “우유에 있는 풍부한 칼슘은 대장암 위험을 낮춰준다”며 “대장암 예방을 위해서라도 칼슘 보충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전날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우유와 암 국제 심포지엄’에서 이런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김 교수는 2007∼2014년 사이 성인 남녀 2769명(대장암 환자 923명, 건강한 일반인 1846명)의 우유와 칼슘 섭취량을 비교한 결과, 대장암 환자의 하루 우유 섭취량은 49㎖로, 건강한 사람(63㎖)의 78% 수준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1일 칼슘 섭취량도 대장암 환자(454㎎)가 건강한 사람(462㎎)보다 약간 적었다. 특히 우유를 하루 101㎖(약 반 컵) 이상 마시는 사람은 우유를 거의 마시지 않는 사람(29g 이하)에 비해 대장암 발생 위험이 54% 낮았다.

김 교수는 “이는 우유를 하루 반 잔 이하만 꾸준히 마셔도 의미 있는 대장암 예방 효과를 얻게 된다는 의미”라며 “매일 우유를 29∼101㎖ 마신 사람도 우유를 29㎖ 이하로 마신 사람에 비해선 대장암 발생 위험이 44% 낮았다”고 설명했다.

칼슘을 1일 권장량(700㎎)만큼 매일 섭취해도 대장암 발생 위험을 74%나 낮출 수 있다. 칼슘을 가장 적게 먹는 그룹(하루 389㎎ 이하)의 대장암 발생 위험을 1(기준)로 봤을 때, 칼슘 최다 섭취 그룹(하루 554㎎ 이상)의 대장암 발생 위험은 0.26에 불과했다. 칼슘을 하루 389∼554㎎ 섭취하는 그룹의 대장암 위험은 0.74였다. 칼슘 섭취가 대장암 발생 위험을 낮추는 정확한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칼슘이 대장 상피세포를 보호하는 것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인은 주로 김치·두부·우유 등 ‘3대 식품’을 통해 칼슘을 섭취하지만, 하루 평균 칼슘 섭취량은 권장량의 67%인 470㎎에 불과하다. 김 교수는 “식품을 통해서 칼슘을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고, 흡수율을 높이는 데엔 우유가 최적의 식품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