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나서 신공항 10년갈등 마침표 찍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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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 발표… 후폭풍 예고

‘제3자’ 용역 결과 수용해야
분열수습에 정치권이 나서야

지역 갈등 조장해 기반 확장
무개념 정치인은 퇴출시켜야

탈락지역 반발·집단행동 우려

영남권 신공항 입지선정 결과가 21일 오후 3시 발표된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영남권 신공항 사전타당성 검토 연구 최종보고회’를 열어 후보지인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 가운데 최종 입지 한 곳을 선정해 발표한다. 지난 2003년 ‘동남권 신공항’이란 이름으로 논의가 시작됐다가 안전성 문제로 가라앉은 뒤 2006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검토 지시로 재점화된 이후 10년 만에 매듭지어진 셈이다. 이와 관련, 신공항 입지 선정 과정에서 나타난 지역 간의 극단적 대립과 발표 이후 우려되는 심각한 국론분열을 치유하기 위해 이번에야말로 정치인들이 국가대표라는 점을 자각해 갈등 조정자이자 국정 운영의 한 축으로서 자신의 존재 이유를 증명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오고 있다.

신공항 입지 선정을 위한 초기 논의 단계에서는 지역 대표로서 출신지의 여론을 반영할 수 있지만 일단 투명한 기준과 절차를 통해 한 군데로 입지가 결정된 만큼 탈락지역 주민을 설득하고 경합을 벌였던 두 지역 모두에 도움이 되는 실행계획을 짜는 데에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여야 중진 정치인은 물론 대권 주자들까지 일방적으로 출신 지역 편을 들어 타 지역에 대한 적대감을 부추기고 정부를 압박하는 것은 스스로를 국가지도자가 아닌 특정 지역의 대변인으로 격하시키는 행위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주민이 자기 지역에 유리한 것을 주장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정치인은 나라 전체의 이익을 봐야 한다”면서 “지역 민심에 편승해 부화뇌동한다면 기차역 하나, 버스정류장 하나 제대로 만들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채진원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도 “정치권이 결과에 대해 책임 있게 승복하고 공존과 화합을 위해 민심을 모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자신의 정치 기반에만 집착해 지역갈등과 국론분열을 조장하는 정치인들은 퇴출해야 한다는 여론도 나온다. 양승함 연세대 교수는 “자기 지역이 탈락했다고 해서 정치인이 갈등 조장에 앞장선다면 그것은 소영웅주의적인 공명심에 불과하다”고 평가하고 “그런 사람은 다음에 다시 뽑아주면 안 되며 특히 여야가 그런 정치인들은 차기 대선 후보 반열에서 제외시키도록 국민이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허민 선임기자 minsk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