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美 여군에 억지로 성관계 시도한 카투사 무죄

법원 “폭행·협박 등 강압성 없었다”

교제하던 주한미군 소속 여군이 원하지 않는 데도 성관계를 시도한 주한미군 배속 한국인 사병(카투사)이 강간 혐의를 받았다가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12부(이동욱 부장판사)는 강간 혐의로 기소된 대학생 A(22)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A씨는 작년 12월31일 오후 3시께 경기도의 한 미군 사단 내 자신의 숙소에서 미군 B(19·여)씨에게 강제로 성행위를 시도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중순 B씨가 사단 전입 교육을 받는 도중에 만나 이성적인 호감을 갖고 교제를하는 관계였다. 사건 발생 이전에 키스나 성관계를 한 적도 있었다.

사건 당일 A씨가 키스를 하다가 “진도를 나가고 싶다”고 했으나 B씨는 “그러고 싶지 않다. 그만 하지 않으면 나가겠다”며 거부했다.

A씨가 영어로 “내가 지금 강간을 하고 있느냐”고 묻자 B씨는 그렇다고 대답했고, A씨는 성관계를 중단한 뒤 무릎을 꿇고 사과했다. B씨는 A씨 머리를 쓰다듬으며 “이해한다”고 말하고 귀가했다.

얼마 후 B씨가 ‘성폭행을 당했다’며 헌병대에 신고했고 군검찰은 A씨를 강간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법원은 사건 당일 성관계 시도에 있어서 폭행이나 협박 등 강간죄 유죄를 인정할 만한 수준의 강압성이 없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당시 피해자가 소리를 지르거나 도망치지 않았고, 스스로 바지와 팬티를 벗으며 성관계 초반에는 동의한 정황 등이 확인됐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