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夏鬪’ 먹구름>“美선 파업 참가자가 복귀 거절하면 ‘영구적 대체인력’ 허용”

바른사회시민회의 토론회
“獨·佛도 다양한 대체근로”

“미국이나 프랑스, 독일, 일본 등 선진국들은 파업이 벌어지면 다양한 방법으로 대체근로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파업 중인 근로자를 대신해 자유롭게 대체인력을 사용할 수 있도록 법을 하루빨리 개정해야 합니다.”

박기성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20일 서울 중구 바른사회시민회의 회의실에서 열린 ‘집단적 노사관계의 현실 진단과 대안’ 토론회에서 “노조법과 단체협약 등에 의해 파업 기간 중 대체근로 허용이 제한돼 있는 한국과 달리, 주요 선진국에서는 그런 규정을 결코 찾아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미국은 파업이 벌어지면 외부 인력을 충당하거나, 임금인상 등을 목적으로 하는 경제적 파업 시에는 참가자가 복귀를 거절하면 영구적 대체까지 허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 교수는 “또 독일이나 프랑스, 일본 등에서도 나라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신규채용이나 하도급, 파견근로 등 다양한 방법으로 대체근로를 인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영길 법무법인 아이앤에스 대표 변호사는 “한국의 경우 기업이 노조의 전면파업을 억제할 제도적 장치가 따로 없어 매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장기 파업이 반복되는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다”며 “특히 경영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쟁의행위 중 대체근로 금지규정’은 시급히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조선·철강 등 산업 부문에선 대규모 적자로 인한 기업 재무구조 악화로 여러 기업이 존폐 위기에 내몰려 있지만, 노조는 임단협에서 과도한 요구안을 고수하며 파업만을 부르짖고 있다”며 “한국과 달리 해외 선진국에선 노조가 결코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에 간섭하지 않고 적정 수준을 벗어난 과도한 임금인상 요구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완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건전한 노사 관계를 형성·발전시키고 지속 가능한 고용창출을 이루기 위해선 새로운 고용노동 체계 비전과 그에 상응하는 노동관련법 개정을 추진해야 한다”며 “예컨대 2년으로 제한된 단체협약 유효기간을 최소 3년으로 연장하고, 파업만을 위한 찬반 투표 실시를 적절히 규제하는 등 노사 간 힘의 균형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장은 “지난 3월 고용노동부의 ‘100명 이상 유(有) 노조 사업장 단체협약 실태조사’에 따르면 인사·경영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등 단체협약의 42.1%가 위법한 내용을 포함한 것으로 분석됐다”며 “경영 효율화를 가로막아 자칫 기업을 회생불능 상태로 몰고 갈 수 있는 단체협약 조항들은 시급히 개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