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영등포역 일대, ICT·문화 ‘새 복합단지’로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 영등포역(오른쪽 가운데)을 기점으로 경인로를 따라 자리 잡은 철공소들(앞쪽)과 전경련 회관 등이 보이는 여의도(뒤쪽) 일대가 각각 낙후와 첨단의 모습으로 대비를 이루고 있다. 영등포구는 대대적인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영등포역 일대를 산업과 문화예술·관광이 어우러진 서울 서남권 대표도시로 재탄생시킬 계획이다. 영등포구 제공

- 영등포구 ‘도시재생계획’

문래동은 新산업생태계 중심
공연장 등 문화 거점지化 계획

영등포역 뒤쪽은 복합공간化
청년주택·업무시설 등도 마련
서울 서남부권 성장의 核으로

서울 영등포구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영등포역 일대는 여의도와 다리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으나 많은 차이를 보인다.

여의도 일대는 기업 본사들과 금융가가 들어선 고층 건물이 즐비한 반면 영등포역 근처는 소규모 공장과 낡은 상가들이 밀집해 있어 마치 다른 도시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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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역 일대는 국철과 지하철을 비롯해 다양한 대중교통이 지나고 올림픽대로 및 서부간선도로의 진출입이 용이한 교통의 요충지다. 하지만 이런 빼어난 지리적 여건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총괄적인 개발계획의 부재,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의 이유로 개발이 미뤄져 왔다. 낡은 건물과 좁은 도로, 쪽방촌, 윤락가, 철공소 등은 처음 자리 잡았을 때와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지역 내부에서도 환경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1일 영등포구에 따르면, 구는 영등포역 일대에 대한 전면적인 도시재생계획(조감도)을 통해 도시의 이미지를 확 바꾸기로 했다. 이를 위해 최근 2단계 서울시 도시재생사업 공모에 응모, 28개 대상지 중 유일하게 경제기반형 후보로 선정됐다. 연말에 최종 선정되면 사업비로 최대 500억 원을 지원받는다. 경제기반형 도시재생사업은 도심으로서의 중심지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저개발 대규모 부지를 갖고 있는 이 지역에 대한 잠재적 성장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

구의 도시재생계획은 영등포역 일대 74만3000㎡를 토착산업과 정보통신기술(ICT)산업, 문화산업이 융·복합된 새로운 경제 중심지로 육성해 지역 발전은 물론 서울 서남부 지역의 성장을 책임진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구는 우선 문래동 대선제분 부지 일대는 복합재생을 통해 신산업생태계 거점으로 조성키로 했다. 인근의 노후공장과 집창촌 등은 중규모 재생사업을 추진해 도심특화산업을 육성, 새로운 일자리 공간으로 변모시켜 나갈 계획이다.

영등포역 뒤쪽은 도심을 지원하는 복합기능 공간으로 전환한다. 저개발된 영등포역세권 주변의 풍부한 가용지를 활용해 도심형 청년주택이나 도심지원 업무시설 등을 복합적으로 마련하기로 했다. 또한 문래동 아파트가 재건축되면서 기부채납받은 공공용지 1만2000㎡의 미개발 공간에는 세종문화회관이나 예술의전당과 같은 대규모 공연장을 지어 서남권 주민들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킬 계획이다.

인근의 문래예술창작촌에는 관광객 편의를 위한 종합지원센터를 짓는 등 문화거점지로 육성해 산업과 문화, 예술이 어우러진 영등포구만의 특색 있는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 외에도 음식점이 밀집된 영등포 상업지역은 이벤트 공간 등을 만들어 음식문화 특화지역으로 재생시키고, 문래동과 타임스퀘어, 영등포역 등 다양한 문화거점을 연결하는 새로운 문화루트도 개발해 많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찾도록 할 계획이다.

구는 아울러 도시의 단절현상을 초래하던 고가도 정비키로 했다. 영등포역 고가와 영등포 고가를 단계적으로 철거해 지하화하거나 평면교차로로 구조를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이 같은 도시재생사업을 위해 구는 이미 한국전력 및 SH공사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지역 소상공인을 비롯해 서울시, 도시계획 전문가, 지역 예술가, 사회적기업 등이 참여하는 재생 이슈별 거버넌스도 구성하기로 했다.

김윤림 기자 bestm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