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노동자 ‘저유가 불똥’

사우디 파견 300만명 중
1만여명 체불·해고 당해
인도정부, 식량 긴급지원

저유가로 인해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 경제가 악화되면서 그 불똥이 인도로까지 튀고 있다. 인도 정부는 사우디에서 일자리를 잃고 굶주리는 자국 노동자들에게 식량을 긴급 지원하는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1일 CNN머니는 사우디에서 1만 명에 달하는 인도 노동자들이 해고와 임금 체불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들은 돈을 받지 못하면서 굶주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인도 정부는 당장 굶고 있는 자국 노동자를 위한 식량 배급에 나섰다. 제다 주재 인도 영사관은 달걀과 소금 등 식량 1만5475㎏을 지난 주말 노동자들에게 배포했다. 영사관은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모든 인도인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현재 사우디에는 300만 명의 인도 노동자가 건설업이나 제조업 분야에서 근무하고 있다. 하지만 유가 급락으로 사우디 정부가 재정지출을 줄이면서 곳곳에서 인도인 등 외국인 노동자 해고나 임금 체불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아랍 최대 건설업체인 사우디 오거는 저유가로 자금난에 빠지면서 2500명의 인도 노동자에게 몇 달째 임금을 주지 않고 있다. 여권을 일괄 회수한 사우디 오거 측이 7개월째 연락을 끊는 바람에 인도 노동자들은 체불 임금을 받는 것은 고사하고 고국으로 돌아갈 수조차 없는 상황이다. 인도 노동자들이 묵고 있는 숙소에는 전기 공급이 끊겼고, 쓰레기 수거도 중단됐다. 이들은 물을 구하기 위해 인근 모스크까지 오가는 실정이다.

상황이 악화되자 인도 정부는 임금 체불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외교부 차관을 2일 사우디로 보내는 한편 항공권을 살 여력이 없는 자국 노동자의 귀국을 위해 특별 항공편을 운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