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最古 추정’ 활자 증도가자 문화재 지정 조사중 훼손 논란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라는 주장이 제기됐던 ‘증도가자(證道歌字)’가 문화재 지정을 위한 조사 중에 일부 훼손됐다.

조사를 맡았던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유물의 복원과 보존에 관한 한 국내 최고 연구기관이라는 위상에 오점을 남기고, 조사를 허술하게 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10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증도가자의 보물 지정을 위한 조사를 진행 중이던 국립문화재연구소는 3월 말 총 101점 중 5점의 활자에서 손상을 발견했다. 어른 손톱만한 크기로 ‘갈 행(行)’이 새겨진 활자는 글자 아래쪽 삐쳐 올라간 부위가 떨어져 나갔고, 나머지 4점은 청동 부식물이 벗겨졌다.

이에 대해 국립문화재연구소 측은 “지난해 말 활자를 인수할 때부터 미세한 균열이 많고 부식이 심해 매우 취약한 상태였다. 비파괴검사, 열화상촬영 등을 위한 이동과 접촉 과정에서 유물이 스트레스를 받아 훼손된 것 같다”면서 “일부 조사가 유물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어야 하는데 부주의했다”고 해명했다.

2010년 세상에 존재가 알려진 증도가자는 세계 최고 금속활자본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직지심체요절(1377년)보다 제작연대가 1세기 이상 앞섰다고 추정되며 수년간 진위 여부에 대한 논란이 이어졌다. 최근 또다시 논란에 휩싸이자 문화재청은 문화재 지정 신청에 따라 전수조사를 실시 중이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