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구잡이 소환·묻지마 의혹·호통…‘안봐도 비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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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代도 기업잡는 국정감사

6개 상임위, 기업인 대거 채택
현안에 밝은 실무자 외면 여전

19代땐 1인당 신문 16분 불과
일반증인중 34명엔 질문 全無

오는 26일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 시작을 앞둔 가운데 올해 국감에서도 바쁜 기업인들을 마구잡이식으로 불러내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거나 호통을 치는 등의 구태가 반복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국회 및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21일 현재까지 정무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등 경제 관련 6개 상임위원회에 증인으로 채택된 기업인만 50여 명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10월 14일까지 국감이 진행되는 동안 기획재정위원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등 다른 상임위에서도 앞다퉈 기업인 증인 채택에 나서는 점 등을 감안하면 올해도 예년처럼 100명이 훨씬 넘는 기업인이 국감장에 증인으로 서야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문제는 바쁜 일정 등을 고려해 꼭 필요한 기업인만을 증인으로 채택하는 게 아니라 ‘일단 불러놓고 보자’는 식의 저인망식 증인 채택 관행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인을 불러놓고 질문 하나 하지 않은 채 하루 종일 대기시키는가 하면 정작 답변할 시간도 주지 않고 호통만 치거나 면박을 주는 등의 행태도 반복된다.

한국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18대 국회에서 국감에 출석한 증인 중 12%는 질문을 전혀 받지 않았고, 19대 국회에서는 국감 증인 1인당 신문시간이 16분에 불과했다.

바른사회시민회의가 공개한 19대 국회 국감, 일반 증인 신문실태조사에서도 2014년 국감에서 일반 증인 및 참고인으로 출석한 증인 266명 중 질문을 단 한 건도 받지 못한 인원이 34명(12.8%)이었다.

기업의 투자 결정에 개입하거나 ‘책임 있는 답변을 들어야 한다’는 이유로 현안에 밝은 실무자보다 대기업 총수를 일단 부르고 보자는 관행도 여전하다.

올해 국감에서 농해수위 야당 의원들은 새만금 신재생에너지사업에 투자하기로 했다가 철회한 것을 따지겠다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증인 채택을 요구했고, 국토위는 내수·수출 차량의 품질과 가격 차별을 묻겠다며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증인 채택 문제를 논의했다.

미방위는 홈쇼핑업체들의 상품 선정 및 판매수수료, 불합리한 관행 개선 등을 이유로 강현구 롯데홈쇼핑 대표는 물론 국내 7개 홈쇼핑업체 대표들을 빠짐없이 증인으로 채택했다.

여야 간 정치적 다툼에 보여주기식으로 무분별하게 기업인 증인 채택을 요구하는 사례도 여전하다. 교문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미르 재단과 K스포츠 출범에 대기업들이 출연한 배경을 따지겠다며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등 30여 명이 넘는 기업인을 무더기로 증인 신청해 반발을 사고 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