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용선박 파괴땐 死刑…정부, 눈치만 보니 적반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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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법 전문가 강효백 교수, 정부 ‘저자세 일관’ 비판

“중국은 국내법에 따라 관용선박을 파괴한 사람을 단 한 명의 예외 없이 사형선고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중국에 자국법에 따라 엄정히 처벌할 것을 강력히 요구해야 합니다.”

중국 문제 전문가로 해군발전자문위원인 강효백(사진) 경희대 중국법학과 교수는 14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7일 발생한 중국 어선에 의한 한국 해경단정 침몰 사건은 중범죄 중에서도 중범죄에 해당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강 교수는 “중국은 선박 등을 파괴·침몰·전복한 사람에 대해 미수에 그치기만 해도 중국 형법 116조에 따라 3년 이상 10년 이하 징역을 선고하고, 만약 심각한 피해를 초래했을 경우 형법 119조에 의해 10년 이상 징역이나 무기징역, 사형까지 처한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이를 근거로 한국 정부가 중국에 엄정한 대응을 촉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강 교수는 “중국 어선이 지속적으로 우리 영해를 침범해 불법조업을 일삼고 있지만, 그동안 이에 강력하게 대응하는 사례는 거의 없었다”며 “강경 대응할 경우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이나 인권문제, 경제보복 등이 불거질 것을 지나치게 우려해 저자세로 일관하는 경향이 컸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영해는 영토나 영공 못지않게 우리가 단호히 지켜야 할 대상인데 그동안 우리 정부가 중요성을 간과한 측면이 있다”며 “중국 어선들의 불법조업에 안일하게 대응하다 보니 이제는 중국 어민들 사이에서 ‘한국에서는 불법조업을 해도 수수방관하더라’는 소문이 크게 나 점점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강 교수는 특히 “중국이 타국 마약사범에 대해 자국법을 적용해 수차례 사형을 집행했듯이 만약 우리 어민들이 중국 영해에서 불법조업을 하다가 관용선박을 침몰시켰을 경우 법을 내세워 사형 선고를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사실 중국에 있어 대만이나 티베트 독립,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만큼 불법조업 갈등은 크게 와 닿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우리가 중국을 잘 모르고 눈치만 보다 보니 오히려 중국이 민족주의와 권력남용 등을 운운하며 우리의 책임을 묻는 적반하장 태도를 보이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그는 “중국에 대해 지나친 두려움을 갖기보단 일본과 베트남, 필리핀이나 심지어 북한과 같이 불법조업을 하는 중국 어선에 대해선 매뉴얼에 따라 공용화기를 발포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교수는 “이번 사건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이 앞으로 전례가 되는 만큼, 중국 정부에 사건 관련자 일벌백계를 주문하는 한편 그들 신원과 형벌집행 상황을 적극적으로 요구해야 중국이 우리를 무시 못하고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