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檢, 최·안·정 공소장에 朴대통령 적시… 사실상 혐의 공식화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일러스트 = 전승훈 기자 jeon@

- 19·20일중 ‘대면조사’땐…

崔 등 3인 기소前 혐의 완성
‘朴관련’ 탄핵 핵심근거될듯
퇴진여론도 더 커질 가능성

CJ 등 독대후 출연금 정황
대가성 논란 ‘뇌물죄’될수도
추가 증거들도 계속 드러나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된 최순실(60) 씨 등의 기소 전에 박근혜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을 가능성이 커지며 최 씨 등의 공소장에 박 대통령과 관련된 부분이 담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는 향후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 등 절차를 밟을 때 주요 근거로 작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하야 또는 2선 후퇴는 없다’며 버티는 박 대통령에게 불리한 국면이 전개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 대통령에게 ‘제3자 뇌물죄’를 적용할 수 있는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檢, ‘박근혜·최순실 공범’ 적시할 듯 = 20일로 예상되는 최순실 씨와 안종범(57)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47) 전 부속비서관의 기소 전 박 대통령에 대한 직접 조사가 이뤄지게 되면 자연스레 이들의 공소장에도 박 대통령과 관련된 부분이 적시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안 전 수석과 정 전 비서관의 경우 각각 수첩과 휴대전화 녹음파일에 박 대통령이 이들에게 ‘지시’하는 정황이 구체적으로 담겨 있는 만큼 박 대통령이 조사에서 이를 전면 부인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최 씨의 혐의와 관련해서도 민간인 신분인 최 씨가 박 대통령의 적극적인 도움 없이 국정농단을 자행할 수 없는 만큼 최 씨와 관련된 부분에서도 박 대통령이 ‘법적 책임’을 피하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결국 박 대통령이 안 전 수석과 정 전 비서관의 위법 행위를 지시하는가 하면, 최 씨와 공모해 범죄 행위를 저질렀다고 공소장에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준사법기관인 검찰에서 박 대통령이 현행법을 위반했다는 취지의 공소장을 작성하게 되면 대통령직을 계속 수행하도록 해야 하느냐는 논의가 나올 수밖에 없다”며 “탄핵의 명분이 되고, 대통령직을 그만두라는 국민의 목소리는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애초 박 대통령이 조사 시점을 최 씨 등의 기소 이후로 늦추려고 한 배경에도 이 같은 상황을 피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이 박 대통령이 안 전 수석에게 대기업을 상대로 한 구체적인 모금액수, 민간 기업 인사 개입 등 위법·탈법 행위를 지시하는 내용이 담긴 수첩을 확보하는 등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물증을 상당 부분 확보한 것이 박 대통령에게도 엄청난 부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커지는 박 대통령 혐의 = 박 대통령의 직접 수사가 임박한 상황에서 박 대통령의 혐의를 뒷받침할 정황 및 증거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검찰이 대통령과 독대한 대기업 총수들로부터 재단 출연금의 대가성, 박 대통령이 직접 기금 출연을 요청한 사실 등을 인정하는 진술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13일 손경식 CJ 회장으로부터 박 대통령과 독대를 전후해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사면 논의가 있었고 이후 출연금을 냈다는 진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CJ그룹은 박 대통령과 비공개 면담 후 미르재단에 8억 원, K스포츠재단에 5억 원을 각각 출연해 총 13억 원을 후원했고 이 회장은 지난 8월 광복절 특별사면 때 대기업 총수로는 유일하게 사면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한 권한이어서 기금 출연의 대가성 논란에서 박 대통령이 피해갈 여지가 거의 없다. 검찰은 제3자뇌물수수 혐의 적용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 대통령이 차명으로 이용한 것으로 알려진 차움의원에서 부당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도 있다. 박 대통령이 1억 원이 넘는 회원권을 구입해야 이용할 수 있는 내부 시설을 회원처럼 이용한 것 자체가 금품 제공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있다. 검찰 조사에서 박근혜정부 시절 차움의원의 모병원인 차병원의 각종 사업 수주가 박 대통령이 누린 혜택의 대가성은 아닌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