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秋, 잇단 ‘생뚱발언’… 野 내부서도 “X맨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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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컥 탄핵안돼” 공조깨는 언급
‘계엄령’‘靑단수’등 잇단 논란

야 3당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처리를 위해 총력전에 들어간 가운데 추미애(사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리더십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국 흐름에 맞지 않는 잇단 생뚱맞은 발언과 돌출 행보로 탄핵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추 대표는 탄핵안 처리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새누리당 비박(비박계)가 껄끄러워할 수 있는 발언도 서슴지 않고 있다.

추 대표는 23일 ‘광주·전남 박근혜 대통령 퇴진 국민주권운동본부 공동 출정식’에서 탄핵 추진과 관련, “새누리당에 구걸해서 표가 적당히 모였다고 해서 덜컥 하면 안 된다”며 “절대로 여러분이 서두르라고 재촉하거나 강박하시면 안 된다”고 했다. 윤관석 대변인은 “신중하게, 꼭 성사시키겠다는 의미”라고 해명했지만, 탄핵 추진에 속도가 붙은 상황에서 오해를 빚을 소지가 컸다는 평이 많다.

당 안팎에선 탄핵안 통과를 위해 한 표라도 더 모아야 할 때 당 대표가 나서서 편 가르기 발언을 한 것은 더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추 대표는 새누리당에 대해 “대통령이 이 지경이 되도록 막기는커녕 비호해 온 부역자 정당”이라며 “우리는 탄핵 표를 구걸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날 비박계인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하며 “탄핵 발의에 앞장서겠다”고 했지만, 추 대표는 김 전 대표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의 1등 공신이기도 한, 부역자 집단의 당 대표를 지낸 분”이라고 폄훼했다.

반면 우상호 원내대표는 앞서 새누리당을 향해 “대한민국의 헌법기관으로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무엇이 가장 바람직한 해법인지 심사숙고해 주실 것을 말씀드린다”고 공을 들이고 있다.

추 대표는 “박원순 시장이 살수차에 물을 끊는 것이 아니라 청와대에 식수를 끊겠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박 대통령이) 미용을 위해서 국민 혈세 2000억 원 이상을 썼다”는 등 부적절한 말을 쏟아내기도 했다. ‘2000억 원’은 ‘2000만 원’을 잘못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야당 관계자는 “예민한 시기인 만큼 추 대표가 발언 수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추 대표는 이전에도 ‘계엄령’ ‘사이비 종교 집단’ ‘정신 몽롱’ ‘엿 먹으라는 식’ 같은 정제되지 않은 표현으로 논란을 빚었다. 당내에서조차 “추 대표가 탄핵 국면의 ‘X맨’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지금은 탄핵안의 압도적 통과를 위해 애써야 할 때”라며 “추 대표가 그렇게 긁는 소리만 해서야 되겠냐”고 비판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