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野 “조건 없는 퇴진해야… 탄핵은 계속 간다”

“임기단축 개헌 말도 안돼
탄핵방해 위한 꼼수 의심”

야 3당은 29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이 3차 대국민담화를 통해 입장을 표명함에 따라 탄핵 등 정국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며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야 3당은 박 대통령의 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일단 탄핵 절차를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야권은 전날 친박(친박근혜)계의 명예로운 퇴진 제안에 대해서도 탄핵을 지연시키기 위한 “꼼수”라고 비판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친박 의원들의) 명예로운 퇴진 건의가 진정성이 있으려면 서청원 의원 정도의 중진 인사가 청와대에 들어가 대통령과 직접 면담을 했어야 한다”며 “이런 중대한 사안을 자기들끼리 이야기하고 정무수석을 통해 전달하는 것은 이율배반적 행보로 그 어떤 진정성도 읽을 수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새누리당의 이러한 행태는) 오히려 민주당이 탄핵 일정을 앞당기도록 결심하게 했다”며 “대통령이 퇴진하겠다면 탄핵 후에도 할 수 있는 만큼, 탄핵은 퇴진 여부와 상관없이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우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이 임기 단축 개헌을 요구하면 수용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말이 안 되는 소리”라며 “조건 없는 퇴진이라면 몰라도 조건을 걸면 소용없다”고 대답했다.

윤호중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일부 친박 중진들이 박 대통령에게 명예 퇴진을 선언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명예 퇴진이 과연 박 대통령에게 어울리는 일인가를 다시 한 번 스스로 생각해보라”고 지적했다. 윤 정책위의장은 이어 “명예로운 퇴진 이야기가 나오자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가 흔들린다는 보도가 있는데, 만약 새누리당이 이런 자잘한 문제로 흔들린다면 새누리당은 200만 촛불 민심 쓰나미에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고 말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상대책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새누리당 일부에서 거론되는 대통령의 명예로운 퇴진 및 개헌 논의 제안으로는 탄핵 열차를 멈출 수 없다”며 “탄핵은 탄핵이고 대통령의 퇴진은 퇴진”이라고 못 박았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제 국회가 분노한 촛불 민심을 받드는 유일한 길은 국민과 함께 탄핵의 길로 가는 것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도 이날 비상대책회의에서 친박 세력의 조기 퇴진 건의에 대해 “(대통령이) 친박의 퇴진 건의를 고심하는 모양새를 연출해 국회 탄핵안 가결을 방해하려는 꼼수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