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깜깜이 통합’ -下>“인력감축 과정 시민이 모니터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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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 제언

“비용절감 구조조정 꼭 필요
시민 불편땐 원상복귀도 고려

인력·기계설비 교환 긍정적
신호·관제서도 시너지 기대”

서울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1∼4호선)와 서울도시철도공사(5∼8호선)의 양대 공사가 통합해 오는 5월 출범할 ‘서울교통공사’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투명한 공개’와 ‘시민 우선’을 제언했다.

지난 2월 지하철공사 통합을 위한 시민공청회에서 ‘통합의 숨겨진 비용 직시하고 노조의 이익추구 경계해야’라는 주제 발표를 한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27일 “1, 3, 4호선과 코레일은 동일한 지하철 시스템을 공동으로 쓰기 때문에 통합의 명분이 있지만, 메트로와 도철을 통합한다는 것은 명분이 약하다”면서도 “그래도 굳이 통합할 바에는 인력 줄이기 과정 등에 대한 계속적인 시민 모니터링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이어 “통합 청사진을 말로만 제시할 것이 아니라, 검증 효과가 일반 시민에게 납득될 정도로 확실하게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면서 “만약 통합 후 시민들이 여러 가지 불편으로 인해 원상복귀를 원한다면 그것까지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또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는 “현재 두 공사가 모두 적자 상태인데, 합쳤을 때 비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면서 “사무실도 같이 쓰고 중복 인력도 없애는 구조조정 방안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근로자 이사제를 실시하겠다는데, 적자가 난 두 기업에 근로자의 경영 참여는 말이 안 된다”면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힘든 통합으로 보여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품 등 기계설비 통합 부문에서 일부 긍정적인 전망도 나왔다. 이재호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지능형 제어통신연구팀장은 “1기(메트로)와 2기(도철)의 신호 시스템이 노선마다 다르기 때문에 사전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이 팀장은 “당분간 통합이 커다란 메리트가 없겠지만 앞으로 같은 시스템으로 가게 되면 인력도 서로 왔다갔다 할 수 있고, 유지·보수 부품도 바로바로 갖다 쓸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측면에서는 상당히 좋아질 것이다. 관제 시스템 역시 통합하면 시너지 효과가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장은 “시는 통합 이후 예측되는 재무제표 변동 상황을 먼저 투명하게 공개하고, 매년 당초 추정치와 비교한 결과치를 시민에게 알려야 한다”며 “정원 외 인력 충원이나 자구노력 미흡 등으로 인해 목표 기준에 훨씬 못 미치는 경영 악화에 빠진다면 인위적 구조조정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윤림 기자 bestm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