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무역협정 재검토 지시 행정명령 서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1일 앞으로 90일간 불공정 무역관행을 국가별로 전면 조사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불공적 무역관행에 대한 징벌 조항을 대폭 강화하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검토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윌버 로스 상무장관과 피터 나바로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 위원장은 30일 사전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불공정 무역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행정명령 2개에 서명할 예정”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첫 번째 행정명령은 상무부와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앞으로 90일간 미국의 주요 무역 적자국을 대상으로 적자 원인을 조사하라는 지시를 담고 있다. 로스 장관은 “상무부 등은 미국의 무역적자를 만들고 있는 모든 형태의 무역 남용과 비(非)상호적인 관행, 환율 불균형 원인을 낱낱이 밝힐 것”이라면서 “국가별, 물품별로 조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이처럼 무역적자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대규모 조사를 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NBC 방송은 보도했다. 특히 로스 장관은 “이 보고서는 트럼프 행정부 결정의 기초가 될 것이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에도 활용될 것”이라고 밝혀, 향후 무역협정 재검토 과정에서 기초 자료로 활용하겠다는 점을 시사했다. 앞서 로스 장관은 이날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4월 10일 의회가 휴회에 들어가기 전에 나프타 재협상 절차를 공식 개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행정명령은 외국의 덤핑 조치에 대응하는 반덤핑 조치를 대폭 강화하는 것이라고 CNN방송은 보도했다. 이를 통해 중국 등의 덤핑 및 보조금 지급 관행을 뿌리 뽑겠다는 것으로, “2001년 이래 미국의 반덤핑법을 위반해 부과된 수입세 중 28억 달러가 아직 수납되지 않은 상태로, 이 미납금을 징수하겠다”고 나바로 위원장은 말했다. 이에 대해 CNN방송 등은 이번 행정명령이 대미 무역흑자를 보고 있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해석하면서 오는 4월 6∼7일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된다.

워싱턴=신보영 특파원 boyoung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