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알아보고 상담도 받고…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17일 서울 영등포구 당산로 구 보건소 로비에서 구민들이 구청 관계자의 안내를 받아 무인정신건강검진기를 이용하고 있다. 신창섭 기자 bluesky@

영등포 보건소 무인검진기 설치
일주일새 30여명 이용 큰 호응

지난 17일 오후 독감 예방접종을 하기 위해 서울 영등포구 당산로의 구 보건소를 찾은 회사원 김영근(30·당산동) 씨는 로비에 놓인 ‘무인정신건강검진기’의 화면을 터치했다. 맨 처음 화면은 ‘마음건강 보고서-여기를 터치해 주세요’라고 돼 있고, 다음 화면은 개인정보수집 동의 순으로 연결됐다. 10여 분도 걸리지 않아 기기 아래쪽으로 결과지가 출력됐다. 김 씨는 “평소 회사 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간단하게 정신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으니 신기하면서도 좋은 것 같다”며 즐거워했다. 이 검진기는 사람을 대면하지 않고 사생활 노출 위험도 없이 간단한 방법으로 성인우울증, 스트레스, 자살 경향성 등을 자가 검진할 수 있도록 구에서 설치한 것이다. 서울시 내 구청 중에선 구로, 중구를 거쳐 영등포가 3번째로 설치했다. 김태금 건강증진과장은 “설치한 지 1주일 됐는데 30여 명이 이용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면서 “1년에 7000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기기는 영등포 구민은 물론이고 인근 직장인도 이용할 수 있다. 서울대 연구진이 프로그램을 개발한 이 기기는 대당 1800만 원대로 현재 구 보건소와 영등포본동 주민센터에 각 한 대씩 설치돼 있으며, 다른 한 대는 콜센터나 대형마트 등 감정노동자가 많은 곳에 1∼2개월씩 순환 배치하기 위해 접수신청을 받고 있다.

구에서는 검진 결과가 구 관계자의 PC 모니터로 자동전송돼 이를 바탕으로 통계를 내는 것은 물론 주의군이나 고위험군으로 판명된 당사자에게 연락해 집중상담과 전문치료까지 연계해주고 있어 구민 정신건강 챙기기에 안성맞춤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김윤림 기자 bestm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