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野 “김상조·강경화, 자진 사퇴하라”

與 “낙마 사유 아니다” 방어막
靑 임명 강행 땐 역풍 우려도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를 앞두고 야 3당은 일제히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여당은 “낙마 사유가 아니다”며 맞서고 있지만, 야당이 두 후보자만큼은 반드시 낙마시키겠다고 벼르고 있어 향후 임명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2일 충북 단양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의 청문회는 불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의 청문회”라며 “하루가 다르게 나오는 비리 종합세트, 또는 비리 백화점을 보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와대에서 스스로 철회하기를 기대했지만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한 유감을 표명하며, 반드시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한국당의 핵심 당직자는 “강 후보자는 몰라도, 김 후보자는 반드시 낙마시켜야 한다는 의원이 많다”고 전했다.

호남 출신 초대 총리인 이낙연 국무총리에 대해 비교적 관대했던 국민의당은 두 후보자에 대해서는 파상 공세를 펼치고 있다. 김유정 대변인은 전날 공식브리핑에서 “두 후보자는 해도 해도 너무하다는 것이 중론”이라며 “두 후보자는 이미 예선탈락 감으로, 자격 없는 후보자들은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나라와 국민을 위하는 길”이라고 했다.

오신환 바른정당 대변인도 “두 후보자의 비리 의혹이 점입가경”이라며 “더는 자리에 연연하지 말고 스스로 사퇴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장관 후보자는 국회 동의가 필요한 국무총리, 대법원장, 감사원장 등과 달리 청문회 결과와 관계없이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다. 박근혜 정부도 음주운전 은폐 의혹으로 국회 경과보고서 채택이 무산된 이철성 경찰청장, 증여세 탈루 의혹의 현오석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의 임명을 강행했다. 장관 공백 상태에 따른 국정운영 차질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있지만, 대통령의 임명강행이 야당의 반발을 부채질해 역풍을 맞은 사례도 적지 않다.

박 전 대통령은 야당 반발에도 윤진숙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명을 강행했다가 2014년 여수 기름유출 사고와 관련한 부적절한 처신과 발언, 이에 대한 야당의 파상 공세로 결국 윤 전 장관을 해임했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