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국방부장관 짓밟는 성주 주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지역인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성주골프장 정문 인근에서 주민들이 14일 사드 배치에 항의하며 한민구 국방부 장관 모습을 본뜬 그림을 밟고 있다. 연합뉴스
訪美중 밝혀‘무책임 발언’논란
“우리는 대지공여 할 일 다해…
환경평가 제대로 하겠다는 것”
“한반도 평화체제 한국이 주도”
“北核해결 대화 병행을”주장도
미국을 방문한 문정인(사진)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가 14일(현지시간) 미 의회 일각의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예산 철회 가능성 언급에 대해 “사드는 미국 무기체계이고, 미국군이 운용하는 체계이므로 미국 정부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대통령의 대북·대외정책을 보좌하는 특보가 사드 배치가 지닌 군사적·외교적 의미를 무시한 무책임한 발언을 쏟아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달 말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워싱턴의 여론 주도층에 문재인 정부의 외교 및 남북관계 정책을 설명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 문 특보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딕 더빈 민주당 상원 원내총무 등이 주한미군 사드 관련 예산을 배정하지 않을 가능성을 거론했던 것과 관련해 “그것은 미국 정부가 알아서 하는 것이고 한국 정부와 얘기할 사안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대지를 공여했으니 할 일을 다한 것”이라며 “다만 환경영향평가라는 기본적인 법적·절차적 문제가 미진하므로 그것을 제대로 하겠다는 것이니 큰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1일 한·미 정상회담 준비차 미국을 찾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사드의 완전한 배치는 환경영향평가로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문 특보와 정 실장 등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 핵심 인사들의 발언은 사드 문제를 둘러싼 양국 갈등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문 특보는 또 한·미 정상회담 의제 및 목표와 관련해서는 “한·미 동맹을 공고히 하고, 북핵 문제를 한·미 간에 조율하고, 나아가 한반도 평화체제를 만드는 데 한국이 주도적 역할을 하는 것을 미국이 지지해주도록 하는 게 이번 정상회담의 큰 틀”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대북 제재를 강화하는 미국과 대북 유화 속도를 높이는 한국 간의 충돌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2001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대북 포용정책을 장황하게 설명하자 부시 대통령이 공동회견장에서 김 전 대통령을 ‘이 양반(This man)’이라고 지칭하며 한·미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은 바 있다.
한편 문 특보는 지난 13일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CCGA)가 개최한 북한 관련 토론회에서는 핵 문제 해결을 위한 단계적 접근을 강조했다. 그는 “제재는 대화를 병행할 때 효과가 있다”면서 “대화와 교류를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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