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창출, 광역단체장에 듣는다>“100大 강소기업 육성… 4년內 일자리 20만개 창출”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병수 부산시장이 지난 27일 오후 부산시청 시장 접견실에서 문화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취임 후 3년간의 일자리 창출정책 성과와 앞으로 목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 시장은 각종 취업·창업 인프라가 구축돼 4년 내 20만 개의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부산시 제공

- ④ 서병수 부산시장

해운대 센텀2산업단지 등에
글로벌기업 7개사 유치 추진

도시재생사업, 일자리에 접목
마을기업·특산품 공방 만들어

창업 펀드 4500억원 조성해
좋은 아이디어의 제품화 지원

대학가 3곳에 청년창조발전소
문화 콘텐츠 생산… 취업 도와

“부산의 전체 고용률이 지난 2014년 62.5%에서 최근 64%로, 청년 고용률은 38.9%에서 41.5%로 성장했습니다. 일자리 창출이 단기간에 어려운 점을 감안할 때 상당한 성과죠.” 서병수 부산시장은 지난 27일 오후 시장 접견실에서 열린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일자리 창출은 오랫동안 공을 들여온 내 전공분야”라며 그간의 과정을 자세히 설명했다. 부산은 국내 제2의 도시이자 동북아 물류허브이긴 하지만 중소기업이 99.9%에 달하고 서비스업에 편중돼 어려움을 겪어왔다. 1970∼1980년대 부산은 신발 등 경공업의 중심지였지만 이후 산업고도화에 실패하고 경제체질도 약화됐다. 그러나 최근 ‘전국 최초’라는 수식어를 단 아이디어들이 현실에 접목돼 다양한 일자리 정책이 조금씩 성과를 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산은 2015년과 2016년 고용노동부 주최 전국 지방자치단체 일자리대상 광역자치단체 부문 2년 연속 대상을 수상했다. 같은 시기 전국 지자체 일자리 경진대회에서도 대상, 최우수상을 받았다. 지난 4월에는 서 시장이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하는 대한민국 신뢰받는 CEO(일자리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이번 정부정책에 앞서 3년 전 취임 때부터 일자리 창출을 최고의 시정목표로 세워 매진해온 이유는.

“부산은 오래전부터 좋은 일자리가 없어 활력을 잃었고 인구가 빠져나갔다. 부산에서 공부하고도 다른 곳에 취업하고 기업 역외유출이 많았다. 청년들이 빠져나가면서 저출산 현상에 시달리고 고령화도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이런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면 청년들이 부산에서 좋은 직장을 얻고 배우자를 만나야 한다. 일자리정책을 최우선 순위에 둘 수밖에 없다. 이제 각종 일자리 창출 인프라가 조성돼 1년에 5만 개씩 4년 내 20만 개의 좋은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그동안 어떤 성과가 있었나.

“86개사의 기업유치로 1만2400개의 좋은 일자리(상용직 근로자)를 만들었다. 직원들이 엄청나게 고생하고 발로 뛴 덕분에 ‘마이크로소프트 데이터센터’와 ‘현대 글로벌서비스’ 등 대기업도 유치했다. 해운대 센텀2산업단지 등에 글로벌기업 7개사를 유치하고 내년 말까지 지역 100대 강소기업 육성이 목표다. 전국에서 부산의 경제적 비중이 갈수록 상승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말 터진 한진해운 사태와 조선 기자재 사업의 타격이 커서 우리가 했던 노력을 시민들이 체감하지 못하는 아쉬움은 있다. 꾸준히 일자리를 만들어가는 토양을 생성하면 가속도가 붙을 것이다.”

―민·관협력을 잘하고 아이디어를 잘 내 전국 최초의 사업들이 많다는데.

“취업·창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다양한 계층과의 민·관협력을 통한 소통이 중요하다. 산·학·연·관 협의체 구성은 전국적인 선진모델로 전파되고 있다. 지난 2015년 7월 ‘일자리 경제본부’를 신설해 산업통상국, 신성장산업국과 유기적인 기획·관리가 이뤄지도록 했다. ‘부산형 일자리’ 민·관협치를 위해 관련기관 단체장 등으로 구성된 일자리전략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청년일자리 위원회, 장애인 일자리자문단, 좋은 기업 유치위원회 등 계층별 일자리 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우량 기업 800여 개 등 3만 개 업체에 대한 거미줄 같은 일자리 정보망을 갖춰 구인·구직의 ‘미스매칭’을 해결하고 있다. 지역기업을 공무원이 방문해 구인 애로사항을 상세히 파악하는 ‘1기업 1공무원 일자리소통관제’를 1987개사까지 확대했고, 기업인이 장애인 1명과 자매결연으로 취업을 시키는 ‘장애인 취업 후견인제’는 큰 성과를 냈다. 도시재생사업을 일자리에 접목해 주민공동체를 중심으로 마을기업, 특산품 공방, 카페 등을 만들어 잘 운영하고 있다.”

―부산은 원래 대기업이 너무 없어 좋은 일자리 창출에 어려움이 크지 않나.

“사실 어렵다. 지금까지 한국경제는 대기업 위주로 성장해 왔고 대기업들이 상당한 기여를 해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산업재편으로 이제 이런 시대는 지났다고 본다. 지식산업에 기반을 두고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들이 오히려 앞으로 더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부산에는 전문대학을 포함하면 무려 26개의 대학이 있다. 대학과 연합지주회사 등을 설립해 공동 연구·개발(R&D)로 우수한 강소기업을 탄생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소기업이 대학에 의뢰해서 제품을 만드는 등 기업과 매칭되는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조선 분야 등 각종 국책사업도 유치해 R&D센터, 연구소 등을 대거 강서구 첨단산업단지에 조성했다.”

―창업 분야는 어떤가.

“매우 중요하다. ‘유망업종 중심의 준비된 창업’이 목표다. 10여 개의 ‘부산형 창업센터 및 카페’에서 유망업종 창업 아카데미 등을 통해 해외 선진 창업트렌드를 적용, 많은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창업 펀드 4500억 원을 조성해 전반적인 창업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에게 연구공간을 제공하고 제품으로 만들기 위해 전문가 멘토들과 연결시켜 준다. 목표는 빠른 시간 안에 코스닥 상장회사가 나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이를 모델로 해서 크게 확산될 수 있다. 부산은 서비스산업 비중이 너무 크지만 지금처럼 도·소매, 음식·숙박업 위주로는 더 이상 일자리 창출이 어렵다. 4차 산업혁명의 구조조정에 대비해 정보통신기술(ICT)산업, 드론,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정보서비스산업 등에 역점을 두고 있다.”

―청년들이 일정 문화공간에서 활동하면서 취업으로 연결되는 ‘청년창조발전소’ 등 프로그램이 인기라는데.

“역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청년들의 일자리다. 젊은 사람들과 많은 대화를 하면서 현실적으로 뭐가 필요한지 고민했다. 창업·취업을 하려면 먼저 준비를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청년창조발전소는 시가 110억 원을 들여 대학가 권역 3곳의 건물을 구입, 리모델링해 문화공간 및 3D 프린터 제작시설 등을 설치하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청년들이 ‘끼’를 발산하며 창의력을 살려 문화·예술·산업·창업 콘텐츠를 생산하고 제품까지 만들어 취업·창업으로 연결된다. 5월에는 경성대에 문화콘텐츠 관련 창작·창업을 희망하는 젊은이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부산 콘텐츠 코리아 랩’을 열었고, 8월에는 민·관협업으로 취업정보를 공유하는 복합 커뮤니티공간 ‘청년 일자리 허브 Y+ 센터’도 만들 계획이다.”

―이런 창업기업 등의 해외판로 개척과 해외일자리 창출 부문은 어떤가.

“제품만 좋다면 전폭 지원한다. 정부의 각 주재기관, 국제재단, 코트라, 외국에서 성공한 한상(韓商)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해 해외 마케팅을 직접 도와주고 있다. 부산기업의 해외지사, 현지기업 등에 우리가 250명, 정부 주도의 K-무브가 750명 등 올해 1000명이 취업하게 된다. K-무브는 지방 최초의 청년 해외취업 거점센터로 지난 21일 개소했다.”

―서비스업 중심인 부산의 지역경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소상공인 등을 살리기 위한 방안은 있나.

“소상공인의 맞춤형 종합지원 대책을 수립했다. 부산의 각종 전통시장에서 장인들이 만드는 제품이 경쟁력만 있으면 서울이든 해외든 팔릴 수 있다. 국제시장 빈 공간에 청년창업자들이 뛰어들어 상권 활성화를 이룬 것은 좋은 예다. 젊은 디자이너들을 육성해 판로 개척을 할 수 있도록 적극 돕고 있다. 의류, 신발, 귀금속 특화거리도 조성 중이다. 요즘 뜨고 있는 ‘전포카페거리’에 길거리 공연장 등 ‘문화’를 접목하고 소상공인들이 만든 제품을 내놓으면 될 것이다.”

부산 = 김기현 기자 ant735@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