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가는 원유 ‘100만t 중 79만t’ 중국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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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A “52만t 무상차관 형식”
中 공급중단조치 땐 치명타

러선 유엔제재 항공유 등 반입

한·미·일 3국이 북한 핵 문제에 대한 압박 차원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설득, 이들의 대북 원유 공급을 중단하는 조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중국 등의 대북 원유 공급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북한의 연간 유류 소비량은 100만t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중국이 대부분 공급하고 있으며 러시아가 나머지 부분을 보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미국 VOA 등에 따르면 중국의 국영 석유회사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CNPC)은 지난해 단둥(丹東)과 신의주 봉화화학공장 간에 매설된 29.4㎞ 지하 파이프 라인을 통해 52만t의 원유를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상 차관 형식으로 제공되는 것이다. 중국은 지난 2014년 이후 CNPC의 무상 원유 공급에 대해선 기록을 남기지 않고 있다. 봉화화학공장은 중국으로부터 제공받은 원유를 바탕으로 휘발유 10만t, 경유 10만t, 중유, 윤활유, 납사 등 각종 석유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무상 원유 공급 이외에도 해상을 이용해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세관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석유 제품 판매 규모는 약 27만t인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는 주로 원유를 공급하고 있다. 싱가포르 중개회사들의 중개에 따라 해상으로 원유를 공급하는데 그 규모는 20만t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중국의 무상 원유 공급량 52만t에 중국과 러시아의 원유와 석유제품 공급량 47만t 이상을 더할 경우 북한의 연간 유류 소비량인 100만t 이상과 얼추 일치한다.

중국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실험이 계속되자 지난 2013년 연간 5만t 규모의 항공유 공급을 중단했고 지난해 6월에는 공식적으로 항공유 공급 제한 조치를 밝힌 바 있다.

인도의 경제지 라이브민트에 따르면 북한은 부족한 항공유를 러시아에서 공급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규모는 연간 5000∼1만t이다. 영국 로이터통신은 중국 석유회사들은 최근 북한에 대한 석유 제품 공급을 중단했으며 이는 상업적인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러한 영향 탓에 지난달 평양, 신의주, 혜산 등의 휘발유, 경유 가격이 50∼100%까지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국의 무상 원유 공급은 여전히 이뤄지고 있는 상태다. 미국은 중국에 이러한 무상 원유 공급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중국은 표면적으로 기술적 이유를 들어 이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다칭(大慶) 유전에서 생산된 원유를 주로 공급하고 있는데 파이프 원유는 파리핀 함유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적으로 흘려보내지 않을 경우 파라핀 성분이 응고돼 파이프 라인이 좁아지고 심할 경우 파이프 라인 자체를 망가뜨릴 수도 있다는 것이 중국의 설명이다. 하지만 중국은 북핵 위기 국면에서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만 고집하자 2003년 2월 말 사흘간 파이프 라인 밸브를 잠근 적이 있다. 이에 북한이 백기투항하면서 그해 8월 북핵 해결을 위한 1차 6자회담이 시작된 바 있다. 중국 원유 공급 중단 조치의 파괴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