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 ‘노숙인 협동조합’ 만든다

창립총회 열고 내주 인가신청
협동농장·공동작업장 등 운영
市, 조합설립·사업컨설팅 지원

대구지역 노숙인들이 생활 자립을 위해 사회적 협동조합을 설립한다.

‘거리의 친구들 사회적 협동조합’은 15일 대구 동구 신천4동 행복복지센터에서 조합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조합은 다음 주 중 보건복지부에 법인 설립인가 신청을 할 계획이다.

조합 구성원은 대구지역 노숙인 쉼터 직원 7명과 노숙인 8명이며 지역 노숙인은 1인당 10만 원의 출자금을 내면 누구나 조합원이 될 수 있다. 대구에는 지난해 말 기준 1017명의 노숙인이 있다. 조합은 배추를 재배해 주민과 김장 나누기 행사를 하는 협동 농장(3300㎡)을 비롯해 비누, 방향제 등을 만들어 판매하는 공동작업장, 체인형 세탁 편의점을 운영할 방침이다. 또 농촌 일자리 알선과 가재도구 지원사업, 노숙인 자존감 향상을 위한 교육사업도 벌인다.

조합 운영에 참여하고 있는 동대구 노숙인쉼터 측은 노숙인이 주축이 된 사회적 기업, 마을 기업은 있지만 사회적 협동조합 설립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김수두 거리의 친구들 사회적 협동조합 이사장은 “지역 노숙인들이 모여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 시도”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노래연습장과 식당을 운영하다 경영 악화와 건강 문제로 폐업하고 노숙인 쉼터에서 생활하며 경제적 자립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이 조합은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모델”이라며 “조합 설립 및 사업 컨설팅 등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대구 = 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