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논란에 가뭄까지… 대구, 11년째 ‘먹는 물’ 고민

매곡정수장서 유해물질 검출
市, 취수원 상류로 이전 요구
구미선 “기업유치 타격” 반발

가뭄탓 운문댐 취수도 어려움

대구시가 먹는 물 문제를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주요 식수원인 낙동강은 경북 구미공단 수질오염사고 불안감으로 구미 상류 이전을 추진하고 있으나 11년째 표류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식수로 주로 사용하는 청도 운문댐의 저수율마저 하락해 식수원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대구의 하루 평균 사용 생활용수는 80만t이며 이중 낙동강(53만t·66.2%), 운문댐(20만8000t·26%)이 대부분을 공급하고, 가창·공산댐은 5만6000t에 불과하다.

17일 대구시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곽상도(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낙동강 매곡정수장 원수와 정수에서 발암물질인 1,4-다이옥산(기준치 0.05㎎／ℓ)이 각각 0.004와 0.002㎎／ℓ가 검출됐다. 시는 기준치 이내지만 매년 검출되고 있고, 고도정수처리를 해도 완전히 제거가 안 돼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반면, 구미 상류 해평정수장에서는 검출되지 않았다. 시는 구미공단 업체에서 총 1600여 종의 화학물질을 사용하며 1991년부터 2013년까지 8차례에 걸쳐 페놀, 불산, 1,4-다이옥산이 유출돼 먹는 물 불안감이 상존해 있다고 밝혔다. 특히 특별·광역시 가운데 대구·경북만 공단 하류에 취수원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취수원과 관련, 구미 민간협의회 측은 “발암물질은 낙동강 구미 상류 곳곳에서도 검출되고 있고, 공단 업체는 저류시설을 만들어 수질오염사고를 예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구미시 관계자도 “대구 취수원을 상류로 이전할 경우 가뭄 때 구미 구간 낙동강 수질이 더 악화할 수 있다”며 “이럴 경우 ‘수질오염총량규제’가 불가피해 수질 개선 비용이 증가하는 등 기업 유치에 큰 타격을 입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정부 부처와 정치권도 나서서 해결에 나서고 있지만 쉽게 풀리지 않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 2006년부터 취수원 이전을 요구했으며 국토교통부는 2015년 구미공단 상류 강변여과수 또는 해평정수장 이용 안을 내놓았다. 사업비는 각각 4900억 원과 3300억 원이다.

이런 가운데 가뭄으로 운문댐 수량 확보 어려움도 되풀이되고 있다. 올 들어 지난 16일 저수율이 19%로 하락했으며 2009년에는 12.1%까지 곤두박질치기도 했다.

시 관계자는 “임시방편으로 낙동강 물을 보충했지만 이제는 여의치 않아 금호강 물을 끌어쓰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대구 = 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